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설계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도시 경관을 좌우할 정거장 형태가 사실상 확정됐다. 북구 동호동에서 수성구 범물동까지(23.95㎞ 구간)에 모두 30개가 들어선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도심형 15개, 하천형 7개, 상징형 5개, 동대구로형 2개, 빌딩형 1개 등 5개 형태를 기본으로 이용 편의와 주변 조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각 정거장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국내 경전철 정거장의 랜드마크가 될 '명품 정거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동대구로에 들어설 정거장의 진출입 방법만 결정되면 정거장 설계는 완료된다. 3호선 전체 설계는 9월에 끝나고 올해 말 착공, 201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본 구조
3호선은 지상 10여m 높이를 달리는 모노레일 운행 방식이다. 상·하행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는 필수적이다. 15.1m 길이의 전동차 3량(1·2호선은 17.5m 길이, 전동차 6량)으로 편성하기 때문에 역사의 길이도 43.5m(1·2호선은 150m)면 충분하다. 4, 5개 정거장마다 관리역사를 두고 1, 2명이 순회하는 무인운영 시스템이 기본이어서 정거장 폭도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도로 위의 제한된 공간에 건설되므로 주변 환경과의 조화가 관건이다.
◆도심형
도심을 통과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정거장의 크기를 최소화한다. 계명네거리~달성네거리 등은 도로 폭이 30m에 불과해 정거장 폭도 18.9m로 가장 좁다. 좌우 인도 각 4m를 제외하면 차로 폭은 22m여서 차로 위에 만드는 정거장은 그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정거장은 곡선 형태와 커튼월(curtain wall·기둥과 골조만으로 건물의 하중을 지지하고 벽체는 커튼 역할만 하는 건축양식) 공법을 기본으로 한다. 외벽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구조물에 대한 거부감과 답답함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상징형
도심형을 기본으로 하지만 도로 폭이 넓고 주변 공간이 트인 곳은 조금 더 보기 좋게 건설해 도심 명물로 만든다는 계획. 북구 칠곡 홈플러스 옆과 만평네거리, 명덕네거리, 궁전맨션 삼거리, 두산오거리 등 5곳이다. 각기 다른 외관이다.
◆하천형
북구 칠곡의 팔거천을 따라 금호강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정거장이다. 지붕과 벽면은 물의 흐름을 형상화해 하천수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계획. 하천 부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기존 도로보다 약간 높거나 비슷한 높이여서 많이 올라갈 필요가 없다. 하천 쪽에는 연결판(데크)을 설치, 진입이 쉽도록 만들어 주변과 잘 어울리게 할 계획이다.
◆동대구로형
유일하게 형태가 확정되지 않은 구간이다. 대구의 얼굴을 완전히 다르게 바꿀 수 있어 대구시의 고심이 크다. 동대구로는 도로 폭이 무려 70m나 되는데다 범어천 위를 지나기 때문에 도로와 하천의 복합적인 경관을 최대한 살리고 야간 경관조명 등을 활용하면 컬러풀 대구의 이미지에 꼭 맞는 역동적인 정거장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정거장 접근성. 도로 양쪽으로 육교 형태의 연결시설을 만들면 이용객이 가장 편리하지만 경관에는 엄청난 마이너스 요인이다. 기존 횡단보도와 중앙부 교통섬을 이용하도록 만들면 미관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용객들은 신호 대기, 먼 거리 등으로 인한 불편이 크다. 시민 여론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빌딩형
계명네거리에 들어설 정거장이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대구시가 제공한 부지에 대형 복합건물을 신축하고 건물 내에 정거장을 두는 형태다. 판매시설과 업무시설 등을 갖춰 계명대 캠퍼스 일대에 들어설 게임테마 콤플렉스, 게임 콘텐츠 비즈니스 빌딩 등과 함께 인근 지역의 개발을 이끌게 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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