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삼성특검, '名分 쌓기' 아니어야 한다

조준웅 삼성특별검사팀이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소환 조사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 전무는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인수해 그룹 지배권을 넘겨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특검 각종 비리 수사의 중심인물이다. 이제 특검팀은 이 전무 조사와 함께 지금까지의 수사 상황을 공개할 단계에 왔다고 본다. 그리고 앞으로의 수사 일정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삼성특검은 출범 닷새 만인 지난달 14일 이 회장 개인 집무실인 승지원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수사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줬다. 이후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과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 현직 고위임직원들을 대거 소환해 조사를 벌였었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에 대해서도 최근 출국금지 조치했다.

삼성특검은 그러나 아직까지 어떤 공식 수사 결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1차 수사기간도 아직 남았고 연장 수사까지 예상되는 만큼 당장 수사결과를 발표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검 출범이 있기까지의 국민적 기대와 정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시중엔 삼성의 불법 로비를 수사하는 특검에 대한 삼성의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판이다.

특검팀은 삼성 임직원이 수사에 협조를 않고 있다고 언론 브리핑을 통해 간헐적으로 털어놨다. 임원들이 차명계좌에 대해 '내 계좌가 맞다'고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고 언론에 흘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작 기자들의 질문에는 '보안사항이다' '추진중이다'면서 밝히지 않고 있다. 조 특검팀은 수사 상황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아 세간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특검의 요란한 압수 수색과 소환 조사가 '명분 쌓기'라는 또 다른 의혹을 생산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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