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강원과 함께 해양심층수를 취수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지역입니다. 이제라도 전략적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합니다. 해양심층수 산업은 취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산업화할 것인가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경북 동해안 해양심층수에 대한 관심은 2001년 해양수산부가 동해 심층수 개발사업 후보지로 강원도 고성, 강릉과 함께 울릉, 울진 일대를 검토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덕군은 2003년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고, 울릉미네랄(주)은 2004년 12월 국내 최초로 해양심층수의 육상 취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자체의 의지 부족과 기업의 영세성 등으로 경북의 해양심층수 관련 사업은 강원지역에 비해 아직 뚜렷한 비전과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면 강원지역은 해양심층수 개발 및 사업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해 3월 한국수자원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동진을 취수지역으로 지정,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2005년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센터를 유치한 고성군은 지자체가 출연에 참여, 대교그룹의 계열사 (주)강원심층수를 설립했다.
양양군은 비록 뒤늦게 출발했지만 (주)워터비스를 앞세워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출신들이 설립한 워터비스는 산업은행과 군인공제회 등으로부터 500억원의 자본을 마련하고 자체 연구소에서 정제기술을 개발했다.
속초시는 지난해 말 대한싸이로(주)와 협약을 체결하고 해양심층수 사업에 뛰어들었고, 동해시도 해양심층수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릉과학산업진흥원 최선강 박사는 "우리나라 동해안의 전반적 상황이 그렇듯이 어족자원이나 해산물 등이 빈약한 것이 현실"이라며 "해양심층수 산업은 부족한 해양자원을 어려움으로 겪어온 강원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대기업 유치와 취수시설 건설 등에서는 뒤처져 있지만, 해양심층수의 사업화와 관련한 경북의 잠재력은 만만치 않다. 2006년부터 RIS(지역연고산업진흥사업) 사업으로 해양심층수 연구와 사업화를 추진한 동국대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대한 연구와 사업화를 의과대학이 주도하는 경우는 해양심층수 선진국인 일본에서조차 대단히 드문 일이다. 강원도 양양의 (주)워터비스와 대기업인 대상(주)이 동국대 해양심층수 및 소재 사업단의 참여기업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됐다.
동국대 의과대학 손윤희 교수는 "해양심층수에 대한 실험실의 효능검증 결과 암예방 효과(암전이억제), 항알레르기효과(아토피 효과), 고 콜레스테롤 혈증에 대한 효능 등이 나타났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가공공정 과정에서 경도조절(미네랄 양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음용수 수준인 경도 150~200수준의 제품은 쉽게 제조할 수 있지만,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경도 700 이상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前)임상 및 임상 실험을 통해 각 미네랄의 효능을 검증하는 연구와 이 결과에 맞춰 정확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동국대(경주) 해양심층수 및 소재 사업단은 3월 말 전국 규모의 '해양심층수 이용 및 효능 연구회'를 창립하고, 일본과 학술적 산업적 교류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남경수 교수(동국대 해양심층수 및 소재 사업단장)는 "일본(16개)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5, 6개의 취수시설이 적정한 규모"라면서 "고성, 양양에 이어 강릉, 속초, 동해도 조만간 취수시설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경북도 독자적인 해양심층수 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 인프라로서 취수시설을 갖추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해양심층수는?=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아래에 존재하기 때문에 수온이 2℃ 이하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양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염류가 매우 풍부할 뿐만 아니라 유기물이나 병원균 등이 거의 없는 청정한 해양수자원. 부영양성, 저온 안정성, 청정성, 미네랄특성 등을 이용해 식품, 화장품, 의약, 수산, 농업, 에너지, 레저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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