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의 막바지인 2월 하순에 이르면 집중훈련은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전 감각을 위해 거의 매일 연습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코칭스태프에겐 전력 점검이 최우선 과제다. 이미 베테랑인 전병호나 양준혁, 심정수에게는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들에겐 지금부터 본격적인 오디션이다. 주연이 될 것인지, 조연이 될 것인지, 또는 배역에서 탈락될 것인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므로 매 순간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코칭 스태프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여러 각도로 선수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시험하여 정예 멤버를 구성하면서 개막전을 준비한다. 코칭스태프가 무대에 설 배역을 잘 정해야 작품성이 높아진다.
2008년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뜨게 달라진 점은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것이다. 이는 주전급 선수들의 공백시 언제라도 대체가 가능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 전력이라는 뜻이며 그만큼 전체 전력은 상승되었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배영수의 재기가 확실하다. 구위도 회복되었고 컨디션도 정상이다. 투수 로테이션의 중심축인 배영수의 부활은 한국시리즈와 직결될 만큼 큰 의미가 있다. 정현욱의 수준도 향상되었다.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페이스 조절에 성공한다면 선발의 한 축을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베테랑 이상목과 메이저리거 출신 조진호의 가세로 투수층이 한층 두터워졌다.
신인급 타자중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선수는 군복무 후 삼성에 재입성한 최형우다. 포수였지만 외야로 전향하면서 수비의 부담을 덜고 심리적 안정을 찾은 뒤 지난해 2군 북부리그에서 타격 3관왕에 오를 만큼 기량을 갖췄다. 부드럽고 정교한 스윙이 인상적인 데다 파워도 겸비해 가장 가능성이 큰 기대주이다.
핫코너인 3루는 박석민이 새롭게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전에서 얼마나 재능을 녹여낼지 미지수지만 군복무 후 더 무서운 파워로 무장한 신예다. 스윙이 왕년의 장효조를 닮은 고졸 루키 우동균(외야수)도 재목감이다. 어린 선수지만 타고난 타격 감각은 실전용. 포수로서 수읽기가 뛰어난 현재윤, 트레이드로 합류한 내야수 손지환과 김우석도 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결국 외국인 선수 크루즈나 오버뮬러의 활약에 따라 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올해의 삼성은 전체적으로 밥상을 잘 차렸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지난해에 비해 선수층이 강화된 것은 미래를 위해서도 고무적이다.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세대교체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 없어야 하고 선수층이 두터워야 하며 구단과 불협화음도 없어야 한다. 때문에 삼성의 성적은 기대해볼 만하다. 올해는 참 볼거리가 많겠다. 벌써부터 입맛이 돈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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