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여행이 뜬다.'
산에 쌓인 눈이 마치 한마리의 은빛 용이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중국 옥룡설산. 1년 내내 만년설로 덮여 있고, 만년설에서 흘러내린 물이 호수를 이룬 흑룡담과 온갖 희귀 식물로 유명한 곳이다. 최근 대구 세기여행사가 이 '옥룡설산' 탐험 코스 상품을 개발, 올 8월 출발 예정으로 홍보에 나선 결과, 한달 새 30여명이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여행사 측은 "산소통 없이 조랑말을 타거나 10시간가량 걸어서 해발 5천m까지 오르는 고행이지만, 오지 자연의 신비를 만끽하려는 여행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시 생활에 찌든 시민들이 '오지·에코 투어'에 열광하고 있다. 쇼핑과 레저 대신 천혜의 자연 환경에서 정신적 여유를 찾으려는 여행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름난 관광지가 아닌 숨은 오지의 깨끗한 풍광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에코 투어는 관광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과 함께 20세기 말 선진국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관광 형태. 환경과 문화를 파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즐기는 자연친화적 관광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오지여행으로 유명한 혜초여행사는 4월부터 중국의 '차마고도' 기행을 관광 상품으로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 한 방송국 다큐멘터리에서 실크로드보다 더 오래된 세계 최고의 교역로 '차마고도'를 소개한 이후, 이곳을 방문하려는 예비 관광객들의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올 정도라는 것. 박장순(44) 혜초여행사 이사는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는 '나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대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오지 여행은 한 번 다녀온 사람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해 또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국외 오지 관광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로 유명한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55㎞), 1억3천년 전의 정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타만내가라 등이 있다. 아프리카의 원시림과 야생 동물 공원, 네팔의 히말라야 등을 찾는 여행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티베트의 경우에는 재작년 7천여명이었던 한국 여행객 숫자가 지난해에는 3만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올해는 티베트 여행객이 6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위영(52) 세기여행사 대표는 "대구에서도 1년에 한두차례씩 여행객을 모집해 이 같은 국외 관광지를 다녀오고 있다"며 "오지 여행 시장 매출은 지난해 5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해외여행객은 모두 3천703만5천명으로 2006년 2천981만5천명에 비해 12.7% 증가했다. 이 중 대구공항을 통해 외국을 다녀온 승객은 31만명이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962만2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938만5천명), 미국(299만9천명), 태국(228만8천명), 홍콩(178만1천명)이 뒤를 이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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