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국회부의장은 28일 "외국에서는 다선의원을 존경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오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나가라고 한다"며 최근 자신의 공천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 부의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국회의원(5선)을 하면서 나쁜 평가를 받았다면 벌써 나가지 않았겠느냐"며 "국회에서 내가 할 일은 따로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심위는 29일 공천심사활동을 속개, 이 부의장의 공천을 내정하는 것으로 사실상 논란을 매듭지었다.한나라당이 이 부의장 공천문제를 도마위에 올린 것은 변화된 공천 전략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 파문으로 수도권 민심이 싸늘해지면서 당내에서는 수도권과 영남권 공천 전략을 구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영남권에서의 '개혁공천'이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영남권 개혁공천이란 다선,중진의원들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최고령(73세)인 이 부의장을 공천하면서 3선급 중진의원들을 공천탈락시킨다는 것은 명분이 없기 때문에 이 부의장의 공천에 대해 일부 공심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문제는 다선·고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물갈이 대상에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냐 하는 것이다. 17대 총선 공천에서도 이같은 이의가 제기됐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일하는 능력 여부가 공천심사의 잣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 공심의의 물갈이 기준이 17대 총선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부의장 공천 논란을 당내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날 공심위는 김애실 의원과 강혜련 교수 등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친한 소장파들이 이 부의장 공천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어 수습하고 나선 것도 이 전 최고위원계의 핵심인 이방호 사무총장이었다. 이같은 모양새는 결국 이 부의장의 정치적 영향력에 흠집을 내기 위한 이 전 최고측의 의도가 내재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
당내 여론은 이 부의장의 공천에 우호적이다. 이명박 대통령 세력인 이 전 최고위원, 박근혜 전 대표, 강재섭 대표 등이 삼등분하고 있는 당내 역학구도에서 이 부의장의 역할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총선후 차기 당권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이들간의 갈등이 파열음을 낼 경우, 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영향력있는 당내 원로는 이 부의장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의 한 주요 당직자는 "향후 당의 구도를 감안할 때 이 부의장의 존재가치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친박(박근혜 전 대표)성향의 한 의원도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차기를 위해 거침없이 나가려는 이 전 최고위원을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부의장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사실은 누구보다도 이 전 최고측이 이 부의장의 공천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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