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신한 베트남 신부 유가족 방한 돕기로

경찰 "反韓감정 소지 바로 잡아달라" 요청

대구 이주민선교센터와 경산이주노동자센터 등 이주민들을 돕는 민간단체가 숨진 베트남 신부 란씨(22·본지 28일자 3면 보도 )씨의 어머니가 한국에 들어와 사건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 이주민선교센터 박순종 목사는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란씨의 사연이 베트남 현지에서 보도된 이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친정어머니(49)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란씨의 어머니는 박 목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딸이 자살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는데도 한국으로 시집간 지 한달도 안 돼 갑자기 자살한 배경을 알 수 없고, 한국에서 보내온 유골이 딸의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한국에 들어가 직접 진상조사를 하고 싶으나 항공권 등 경비가 없어 안타깝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산외국인노동자센터 김헌주 소장은 "인도적 차원에서 란씨의 어머니가 한국으로 입국해 딸의 죽음에 대해 진상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국행 항공권과 체재 경비, 통역 지원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27일 주한 베트남대사관 관계자들이 현장조사를 할 때, 사건이 와전돼 베트남 현지에서 반한(反韓) 감정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니 바로 잡아 달라고 요구했다"며 "란씨 유가족들이 입국을 하게 되면 법과 절차에 따라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남편 H(35)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내가 한국말을 하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이 컸고, 이혼 판결(2월 11일)을 앞두고 압박감이 심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내가 이혼 후 귀국할 수 있도록 2월 12일자 비행기표까지 끊어둔 상태였다"며 "통역을 통해 란의 가족과 협의해 화장하기로 했고, 유골은 결혼중개회사 관계자 편으로 3천달러의 위로금과 함께 베트남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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