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때는 반짝이로 만든 꽃이 달린 동그란 목걸이 다발을 걸고 사진사 아저씨들이 찍어주는 사진을 기념사진으로 한장 찍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동성로에 가서 돈가스를 나이프와 포크로 먹으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아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을 마치면 어디로 가서 점심을 먹을까? 고민을 하며 내가 느꼈던 졸업식의 그 감격을 아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졸업하던 날 양식당을 처음으로 간 나와 달리 우리 아이들은 이미 돈가스라는 먹을거리는 감격할 만한 것이 아니었고 무얼 해주나 그들에겐 감흥이 별로 없을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졸업식을 마치고 나서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하니 친구들과 이미 약속이 되어 있다며 자기들끼리 놀러 가기로 했다고 하며 용돈만 받아가지고 횅하니 가버린다.
아들에게 졸업식 날의 추억은 어떻게 남을까? 궁금해졌다.
갈수록 개인화되고 대화가 없어져 가는 요즘, 당장 아들의 졸업식 계획마저 알지 못하고 있었던 내가 한심해졌다. 이제 중학생이 되면 더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해질 아들과의 대화를 어떻게 풀어가야 좋을지 더 고민해 봐야겠다. 갑자기 '나의 희망'이라는 문구와 함께 울리던 휴대폰 광고가 떠오르며 아들에게 감정적인 교감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와 다른 시대에 살아가는 아들을 인정하며 그들의 추억 속에 나도 비집고 들어가 그들의 추억 만들기는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 인내심을 가지고 알아봐야겠다.
박진선(대구시 수성구 수성2가)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