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날아 오른 박지성, 11개월만에 '골 맛'

풀햄과의 경기서 시즌 첫 골 폭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듯 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마침내 자신과 팬들이 간절히 원하던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박지성은 2일 자정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2008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풀햄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44분 폴 스콜스의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연결, 골 네트를 흔들었다.

박지성은 작년 4월1일 블랙번 로버스전 이후 11개월 만에 골 맛을 보며 올 시즌 8경기 출전 만에 첫 골, 잉글랜드 진출 이후 통산 7호 골을 성공시켰다. 맨유는 오언 하그리브스의 선제골과 박지성의 추가골, 후반 상대 자책골을 묶어 3대0으로 크게 이겼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활발한 몸놀림과 예리한 감각으로 초반부터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방향을 접어 수비수를 따돌린 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1분 뒤, 아크 쪽으로 전환하며 왼발 슛을 날렸지만 수비벽에 걸렸다.

전반 14분, 맨유는 박지성과 카를로스 테베스의 2대1 패스 때 얻은 반칙을 하그리브스가 절묘한 프리킥으로 연결,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박지성의 골은 전반 종료 직전에 터졌다. 오른 측면에서 폴 스콜스가 볼을 올려주자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박지성이 상대 수비수 사이에서 솟구쳐 올라 머리를 돌리며 헤딩으로 골 그물을 출렁거리게 했다. 동료들이 박지성을 에워싸며 기쁨을 함께 나눴고 특히 절친한 파트리스 에브라는 자기가 골 넣은 것 처럼 좋아했다.

박지성은 후반에도 좋은 공격력을 이어갔다. 후반 23분 왼발 터닝슛을 날렸고 35분에는 날카로운 땅볼 슛을 쐈으나 풀햄 골키퍼 안티 니에미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박지성은 후반 36분 팀의 세 번째 골에도 관여했다. 오른쪽 측면 공간으로 뛰어든 존 오셔에게 스루 패스를 찔러줬고 오셔가 골문 앞으로 땅볼 패스를 한 볼을 풀햄 미드필더 사이먼 데이비스가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로 연결됐다.

풀햄의 설기현(29)은 교체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아 박지성과 설기현의 시즌 첫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프리미어리그의 다른 한국인 선수들도 출전하지 못했다.

맨유는 가장 먼저 20승(4무4패) 고지에 올라 승점 64를 기록하며 아스톤 빌라와 가까스로 1대1로 비긴 선두 아스날(19승8무1패·승점 65)을 승점 1점 차로 바싹 따라붙었다.

박지성은 경기 후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로부터 '뛰어난 골 결정력(Good Finish)'이라는 촌평과 함께 평점 7을 받았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성의 골이 정말로 풀햄을 죽였다."며 기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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