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심사가 복잡해졌다. 지난 대선 때 창조한국당 대선후보였던 문국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문 후보가 예상외로 낮은 지지율에 머물렀지만 일단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만큼 이 전 최고위원이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도 그의 고민거리다.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인 이 전 최고위원을 팔고 다니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그의 영향력은 한나라당의 공천심사 과정에서 심심찮게 입방아에 올라왔던 게 사실이다. 이는 이번 총선을 통해 당내 확고한 실세로 자리매김하려는 이 전 최고위원으로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한 최근의 이상득 국회부의장 공천논란에도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이 부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개입설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이 전 최고위원과 만난 박창달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자기 사람을 앞세워 이 부의장 공천에 이의를 제기한 것처럼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과 전혀 다르고 그런 이야기는 일종의 음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 전 최고가 가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는 문 대표의 도전을 어떻게 뿌리치느냐이다.이에 따라 이 전 최고위원은 당분간 당내 문제 대신 총선준비에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전의원은 "공천을 앞두고 이 전 최고위원에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긴 하지만 접촉을 피하고 당분간 지역구 관리만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에게 문 대표는 두려운 상대가 아니다"며 "총선은 대선과 다르다. 지역구에서 10년 이상 발로 뛴 사람과 갑자기 굴러 들어 온 돌이 비교가 되겠느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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