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영국 왕실은 끊임없는 지구촌의 이슈 메이커다. 저잣거리에나 있을법한 일들도 종종 터져나온다. 11년 전 도디 알 파예드와 함께 자동차 사고로 죽은 다이애나 전 왕세자빈의 사인을 둘러싸고 도디의 아버지 모하메드는 지금도 영국 왕실의 암살설을 소리높여 주장한다. 다이애나 미스터리는 세계 10대 음모론에까지 올라가 있을 정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국 왕실. 일각에서는 왕실폐지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온갖 스캔들에도 불구, 왕실에 대한 영국민의 애정은 여전히 깊다. 이번 해리 왕자의 아프가니스탄 전선으로부터의 '귀환 사건'은 전 세계에 영국 왕실의 영광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준 또한번의 계기가 됐다. 왕위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는 부하 11명 등으로 이뤄진 자신의 정찰소대를 아프간에 보내주지 않으면 전역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지옥의 끝과도 같은 그곳서도 가장 위험한 헬만드 주에 파병돼 있었다 하니 미상불 '대단한 해리'다.
한때 폭음과 나치복장, 시끌벅적한 연애사건 등 사고뭉치 문제아에서 그는 지금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작 왕자자신은 "난 내가 할 것을 했을 뿐"이라며 조속히 재배치되고 싶다고 말한다.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군 복무와 전쟁 참가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은 세계 다른 왕실에서 보기 힘든 영국 왕실의 오랜 전통이다. 해리 왕자를 악동에서 영웅으로 거듭나게 한 것도 바로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다.
개각때마다 고위직 인사 자녀들의 군대문제'이중국적 문제 등이 국민의 심사를 어지럽히는 우리사회로서는 존경스럽고 부러울 뿐이다.
동남아의 부국 브루나이의 억만장자인 제프리 볼키아 왕자가 쪽박찰 신세가 됐다 한다. 그의 형 핫사날 볼키아 국왕의 5천대 보다는 적지만 무려 1천700대나 자동차를 갖고 있고 명화나 보석 등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갖고 있다. 배드민턴 코치에게 감사의 뜻으로 준 돈이 무려 180만달러(약 17억원)나 됐다 하니 그 씀씀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그가 재무장관 등을 맡아있으면서 148억달러 상당을 빼돌린 사실이 들통나 재산이 몰수당할 상황에 놓였다. 영국과 브루나이 두 왕자의 빛과 그늘이 아주 대조적이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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