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오 당대표론 '군불 때기'

진수희 의원 라디오 프로서 제기…한나라당 어수선

'이재오 당대표론 군불때기'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4·9총선 후보자 공천 개입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그의 한 측근이 '이재오 당 대표설'을 제기해 한나라당이 시끄럽다. 진수희 의원은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 대표로서 이 전 최고위원 같은 분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전 최고위원이 그런 결심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해 나가려면 의회의 협조나 여당인 한나라당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이 대통령과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분이 당을 이끌면 당·청 협조가 매끄러워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의 발언이 나오자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발끈했고, 대구경북 의원들도 성토에 앞장섰다. 친박(親朴)인 유정복 의원은 "지금은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할 때인데 벌써부터 당권을 겨냥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오만한 발언의 극치"라며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공천이 완료되니까 벌써부터 (대표) 작업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에선 강재섭 대표계로 분류되는 김성조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며 "진 의원의 발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전혀 없으므로 이에 대해 평가할 것도 없다"고 깎아내렸다. 박종근 의원도 "가뜩이나 공천 문제로 시끄러운데 7월 전당대회 이후 당권 생각이나 하고 있으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만약 공천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계파 갈등이 격화되거나 총선 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 이 전 최고위원과 진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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