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4일 대구경북에 대한 2차 공천심사에서 단수 공천자가 확정된 지역내 6개 지역 외에 추가로 단수 후보를 발표하지 못한 것은 탈락자들의 반발 등 극심한 공천후유증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공심위가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어차피 주말에도 부산경남을 포함, 60여곳의 공천자를 한꺼번에 발표하지 못할 바에는 공천이 확정된 지역이라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공심위는 이날 2~4배수 후보를 2~3배수로 압축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공심위원들은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기와 충청권 등의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일부 인사들이 연일 당사에 몰려와 시위를 하는 등 반발이 격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텃밭 중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현역의원들이 예상 밖으로 많이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뒤따를 엄청난 후유증을 걱정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공심위가 열리기 전부터 공심위 주변에서는 공천자를 결정하지 못한 보류 지역이 상당수 나올 것이란 얘기가 나돌았지만 결국 나머지 21개 전 지역구가 보류 지역으로 결정됐다.
이 같은 공심위의 한발 빼기 행보는 '친이' 대 '친박' 구도를 의식, 자칫 계파 갈등이 재연될 것을 우려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공심위의 주요 관계자는 "관심지역이어서 일부를 발표하면 반발이 심해질 것을 우려했다"면서 " 심사의 효율을 기하기 위해서 주말쯤 날을 정해 일괄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예민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대구경북 공천 보류 결정과 관련해 여러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친이-친박 양대 계파가 '공천 나눠먹기'를 위한 암묵적 합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다른 편에서는 "공천의 주도권을 가진 친이 측에서 친박 의원들을 대거 탈락시키고 반발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경북의 한 중진 의원은 "한 곳도 단수후보를 결정하지 않을 거면 공심위는 왜 열었느냐"면서 "경북에서는 이미 절반 이상 지역의 공천자를 결정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공심위의 연기 결정을 비난했다.
한편 공심위는 4일 부산. 경남, 울산 지역의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2차 심사에서도 단수 후보를 내정하지 않고 2, 3배수로 압축시킨 뒤 주말쯤 대구경북지역과 함께 영남 지역 전체 공천자를 일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