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지역 공천 막판 변수 부상

"물갈이론 대신 계파 안배·소수자 배려"

18대 총선 한나라당 대구경북 공천이 막판 변수 때문에 주춤거리고 있다. 공천심사 초반의 '물갈이론' 대신 '계파 안배'와 여성 등 소수자 배려가 주요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한나라당 공천의 '화약고'로도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 공천을 무난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공천심사위원회의 의중이 반영된 셈이다.

정종복 공심위 간사는 4일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2차 심사에서는 다선·고령 의원에 대한 논의는 일절 없었다"면서 "대신 계파를 배려하고 여성과 직능 등 소수자를 배려해서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오늘 일부 지역 후보를 발표하려던 계획을 변경, 발표를 미룬 것도 고려할 부분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발표 연기는 영남권을 포함한 전체 공천구도 속의 계파안배 때문이라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강재섭 대표도 일찌감치 "국회의원이 어항 속 물고기도 아닌데 물갈이는 무슨 물갈이"냐며 물갈이론을 비판하면서 "대구경북 공천의 키워드는 지역경제발전과 미래창조 등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당 일각에서는 '친박'(친박근혜 전 대표)계가 많이 포진하고 있는 대구경북에서는 친박 인사에 대한 솎아내기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그치지 않고 있다.

'계파 안배'는 '친이' 측의 '친박' 솎아내기에 대한 친박 측의 반발을 고려한 타협방안이기도 하다는 관측이다.

당내 사정도 공천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이와 선수(選數)에 따른 물갈이는 변화와 개혁을 해야 하는 야당의 공천 패러다임이고, 여당의 패러다임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포석과 의석 확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공심위원들이 구설수에 휘말려 드는 것을 경계한 것도 공천기준이 변화된 이유로 꼽힌다. 무조건적인 고령·다선 자르기는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느냐가 공천의 우선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을 거스르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이를 경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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