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간암이라고 하면 간세포암을 떠올린다. 당연하다. 간세포암이 간암의 90%를 차지하고 B형, C형 간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등 주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기 때문. 실제 일반인들도 간세포암에 대해선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고, 국가 간암 진료 권고안에도 간세포암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간암에는 간 속 담관에 발생하는 간 내 담관암도 있다. 증상도 없고, 진단도 힘들어 더 무서운 간암의 한가지이다. 상당 기간 동안 증상이 없거나 있더라도 특이점이 없어 늦게 발견되기 쉽고, 이 때문에 치료가 늦어 수술 기회를 잃는 경우가 적잖다. 최근엔 간 내 담관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인도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간담췌외과학회에서도 간 내 담관암 수술과 관련된 세계 의학자들이 모여 심포지엄을 연다.
◆특징
간 내 담관암은 간암의 5~10%를 차지한다. 서양보다는 동양, 국내에선 특히 영남지방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낙동강 유역에 간디스토마 간염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간 내 담관암 환자의 30% 정도가 간디스토마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간디스토마 간염 경험이 있는 사람 및 낙동강 유역 주민들의 경우 반드시 정기 검사 때 간 내 담관암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성별로는 남녀 비율이 1.5~2대 1로 남자가 조금 많고, 연령대별로는 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가장 흔히 동반되는 질환으로는 담석증과 간흡충증이 있는데, 간 내 담관암 환자의 50~80%가 담석증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진단
간 내 담관암은 특이한 증상이나 증후가 없고 혈액검사를 통해서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간세포암과 달리 고 위험군에 속하는 질환이 없고, 또 쉽게 측정할 수 있는 특이한 종양 표지자나 특징적인 증상이 없는 것. 혈액 검사의 경우도 만성 간기능장애로 간기능 검사의 이상이 관찰되는 간세포암과 달리 특별한 검사가 없어 발견도 그만큼 늦다. 이 때문에 알칼리성 포스파타제만 증가해도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 초음파, CT, MRI, 담관조영술 및 혈관조영술 등 방사선 검사에 의존해야 한다. 각각의 검사에서 독특한 특이점을 찾기 힘든 만큼 이들 검사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 우선 초음파 검사를 한 뒤 암이 의심될 경우 정밀검사를 받는 게 순서다.
◆치료
간세포암의 경우 동맥색전술, 알코올주입요법, 고주파치료 등 국소치료법과 간절제술, 간이식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간 내 담관암은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수술 방법도 간세포암과 차이가 있다. 간세포암의 경우 문맥(간과 장에 퍼져 있는 정맥)을 통한 간내 전이가 많은 반면 간 내 담관암은 임파절(림프절) 전이가 많아 임파절 절제술 병행 등 수술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최근 다양한 수술법의 개발로 수술 합병증이 많이 감소하고 결과도 좋아지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김홍진 영남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