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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페놀 오리발'…"입장표명 사태 해결 뒤"

▲ 5일 오후 대구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 5일 오후 대구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낙동강 페놀사건 규탄 및 경부운하 백지화 요구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로 구성된 운하백지화국민행동 대구경북본부 회원들이 식수 재앙을 우려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난 1일 공장화재로 낙동강 페놀 유입 사태를 빚은 코오롱유화가 화재발생 초기부터 페놀과 포르말린 유출에 따른 낙동강 오염 위험성과 식수공급 차질의 심각성을 경찰과 소방·행정기관 등에 통보조차 하지 않은 채 시종 침묵과 오리발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페놀과 포르말린, 물 등을 섞은 최대 800kg가량의 용액이 저장된 '캡처 탱크' 폭발로 불이 났으나 이 회사 관계자들은 사고 4시간이나 지나 김천시가 인근 대광천으로의 페놀유입 방지대책을 세울 때까지 대응은커녕 페놀에 대해 아무런 얘기조차 하지 않았다.

당시 하천에서 방제둑을 설치한 김천시 관계자는 "회사 측이 페놀의 '페'자도 꺼내지 않아 하천이 시뻘겋게 오염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방제 펜스를 설치했다"며 "화재 초기에 페놀 유출 가능성을 통보했으면 초기 대응이 빨랐을 것"이라고 코오롱유화 측을 비난했다.

경찰수사 과정에서도 코오롱유화 관계자들은 페놀 유출 부분에 함구로 일관하다가 당일 작업일지 등을 토대로 경찰이 추궁을 하자 마지못해 소극적으로 시인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더욱이 이 회사 관계자들은 페놀 유출 여부에 대해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말할 단계가 아니며, 상식적으로 어떤 원료인지 신고가 다 돼 있다"면서 소방서와 환경청·김천시 등에 페놀 유출 책임을 떠넘겼다.

또 4일 포르말린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때도 코오롱유화 측은 "가능성이 없다"고 발뺌하는 등 화재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침묵과 변명에 급급한 자세를 보여 사태를 더 악화시킨 측면이 적지않다는 게 관계 기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천·구미 YMCA 등 구미·김천지역 사회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영남지역 1천만 주민을 불안하게 한 낙동강 제2의 페놀사태는 코오롱유화가 원인을 제공했고, 소방당국과 협의하지 않는 등 늑장 대처의 원인자 역할을 한 만큼 코오롱그룹 차원의 무한책임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사태가 일단락되면 회사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원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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