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4·9총선 대구경북 지역 공천자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판·검사출신 등 법조인들의 운명도 엇갈리고 있다.
당초 대구경북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법조인들은 현역의원 8명(대구-강재섭 대표, 주호영·주성영·이명규 의원, 경북-김재원·이인기 ·장윤석·정종복 의원)을 포함, 31명에 달했다. 1차에 이어 2차 심사를 마친후 대구에서는 8명의 변호사들 중 차철순 변호사(달서병)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반면, 경북에서는 9명이 현역의원들과 대결구도를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자칫하다가는 대구경북 27개 지역구 의원의 절반이 법조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한나라당은 17대 국회에 법조인출신 국회의원수가 너무 많아 '로펌당', '웰빙당'이라는 비아냥까지 받자 이번 공천심사를 시작하면서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이 직접 법조인들의 국회진입을 좁히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법조출신 정치신인들은 "국회가 원래 법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법을 잘 아는 법조인들이 많이 진입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변호사당'이라는 비판여론에 그다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인상이다.
지역의 법조출신 현역의원들 중 몇명이나 교체될지 알 수 없지만 변호사들끼리의 대결구도로 짜여진 군위·의성·청송과 문경·예천에서는 지금의 대결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군위·의성·청송에서는 김재원 의원에게 김동호 변호사가 도전하고 있고, 문경·예천에서는 창원지검장을 지낸 이한성 변호사와 홍성칠 전 상주지원장이 검사대 판사 대결을 펼치고 있다. 구미을에서는 2명의 변호사가 CEO출신의 김태환 의원을 협공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에서 최소한 3, 4명의 변호사들이 공천장을 받게 된다면 15곳에 이르는 경북 지역구의 절반이 법조인 출신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인명진 당윤리위원장은 "국회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긴 하지만 지금도 넘쳐나고 있고, 대를 이어 국회의원을 하려는 사람들이 (한나라당에)많이 있다"면서 법조인 포화 현상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람들은 국민의 아픔을 모른다. 국민과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도 공천을 받아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비극이 여기에 있다"고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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