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한우를 키워 한 번 제값을 받고 팔아보자." 우직하게 한우만을 길러 출하를 하더라도 경매과정과 중간상의 농간에 축산농가는 제 값을 받기 어렵고, 소비자는 소비자대로'단지 한우라는 이유 때문에'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더구나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이후 외국 소고기가 들어오면서 한우 축산농가의 입지 또한 좁혀지고 있다.
이에 군위군의 '이로운 한우' 작목반 19개 축산농가가 의기를 투합, 지난 1월 28일 생산자와 소비자가'윈-윈'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로 식당과 정육코너를 문 열었다. 바로 효령면 성리에 위치한 '군위 이로운 한우 직판장(054-382-9800)'이다.
◇한우의 거품을 빼다
농가에서 출하된 한우는 경매와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부풀려지고 그 몫은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 가령 축산농가에서 600만원에 팔린 한우 암소 한마리 값은 최종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면 대략 2천만원 짜리로 둔갑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거품을 뺄 수 있다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축산농가와 소비자에게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이 직판장을 열게 된 취지다.
이곳서 취급하는 한우는 3~4살 된 거세우와 암소로, 축산농가에서 바로 무게를 재고 값을 지불한다. 600kg 나가는 거세우의 경우 사입 단가는 540만원으로 이전의 중간상인을 거칠 때보다 50만~60만원 정도가 축산농가에 더 돌아간다. 여기에 직판장은 소 한마리당 40만원 정도의 마진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그 중에는 도축비와 일반경비도 포함되며 소값은 6개월 단위로 조정한다.
◇인센티브제 도입
한우를 도축했을 때 육질상태를 표시하는 등급제 중 최상위 등급인 1++가 나올 확률은 약 10% 미만, 1+가 나올 확률은 20~30%, 1등급이 나올 확률은 약 30%이다. 이곳 직판장은 1+등급을 판매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해당 축산농가는 소가 1++가 나오면 30만원, 1+가 나오면 20만원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또 3등급이 나올 경우 소를 더 잘 키우라는 의미로 20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다
최근 한우만을 취급한다는 유명음식점들 중 일부가 수입 소를 쓰거나 육우용 젖소를 판매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작목반 19가구가 공동출자, 운영하기 때문에 양심적인 농심으로 키운 순수 한우를 먹을 수 있다. 가격은 600g 기준 특등심 3만6천원, 상등심 3만원, 육회 2만원, 부채살 등 3종류의 특수부위가 나오는 모듬 2만4천원, 갈비살(400g) 2만8천원을 받고 있으며 여기에 1인당 채소와 양념값 2천원이 추가된다.
깔끔하고 위생적인 정육코너에서는 당일 한우고기 등급 표시와 함께 12종류의 부위별 고기를 100g단위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특수부위, 등심, 갈비살이 5천~1만원이고 국거리와 양지, 사태살이 2천~6천원선. 발'꼬리'등뼈 등도 위생 포장된 채로 진열돼 있다. 이곳은 전국한우협회로부터 73번째 한우판매점 인증서를 받았다. 홍여흠 대표는"농가는 한우를 잘 길러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값에 맛있는 한우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직판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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