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물값 현실화하라" 주물공단, 대기업 납품 중단 선언

▲ 고령 다산의 주물공단 중소기업체 대표와 임직원들이 공단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기업체에 주물제품 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고령 다산의 주물공단 중소기업체 대표와 임직원들이 공단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기업체에 주물제품 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주물제품 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며 대기업체를 상대로 단체 행동(본지 5일자 11면 보도)에 나선 대구경북 주물사업협동조합(이사장 남원식)이 7일 0시부터 주물공단 입구를 바리케이드로 막고 대기업체에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3일 결의대회에 이어 이날 다시 고령 다산 주물공단으로 모인 100여명의 중소기업체 대표와 임직원들은 "대기업의 횡포에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며 "우선 9일까지 3일간 주물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업체가 대기업에 납품을 중단한 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조업 중단이란 강수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물조합은 납품중단을 위해 업체 사장단과 경비용역업체 직원 등으로 자체 감시반을 편성,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물공단 내 한 업체 사장은 "창업 이래 가장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인데도 대기업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오히려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물조합 관계자는 "주물업계의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일부 대기업체가 결의대회 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몇몇 업체에 오는 10일 협상을 하자는 의사를 보내왔으나 가격 현실화와는 아직 거리가 먼 것으로 보여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했다. 주물조합 남원식 이사장은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면 원부자재 가격변동과 제품가격 연동제 법제화를 조속히 실현시켜 유통과정 합리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주물업계는 최근 지속되는 고철파동으로 지난해 1㎏에 270원 하던 고철이 1년 만에 500원 수준까지 오른데다 주물용 선철·합금철·규사·흑연 등 부자재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1년째 적자행진이 거듭되자 대기업체와 중간 수요처를 상대로 납품단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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