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 등록금 인상률, 물가상승률의 3배

대구외국어대는 4년간 정액 유지

새 학기만 다가오면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가슴앓이를 시작한다. 올해는 또 얼마나 등록금이 올랐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6일 무섭게 오르는 대학 등록금을 잡자며 20여개의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대구경북 등록금 네트워크'까지 만들었다. 등록금 문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뛰는 물가 위에 나는 등록금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지역 대학의 등록금은 매년 평균 6~10% 인상됐다. 평균 2, 3% 정도 오르는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뛰는 물가 위에 나는 등록금'인 셈이다. 민노당 관계자는 "지난 32년 동안 물가가 8배 오르는 동안 대학 등록금은 무려 26배나 뛰었다"고 했다.

2008학년도 지역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진 5~6%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게 오른 곳은 대구한의대로, 등록금을 6.2% 인상했다. 그 뒤를 대구대(5.9%)와 대구가톨릭대(5.85%), 계명대(5.7%), 영남대(5.6%)가 따른다.

◆지역 사립대의 실제 등록금은 얼마?

계명대 의학계열은 올해 1년치 등록금이 1천16만2천원으로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예체능 계열도 913만원으로 1천만원에 육박했다. 대구가톨릭대 의학계열이 1천3만5천원으로 두번째로 높았으며, 영남대 의학계열이 965만8천원이었다. 대구한의대 한의학계열은 964만6천원이었고, 대구대는 예능계열이 893만6천원으로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해마다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도 대학들이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게 등록금을 인상하는 이유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등록금 외에 수입재원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대구권 4개 주요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80%쯤 되고, 재단전입금과 기부금 비율은 5, 6% 수준밖에 안 된다"면서 "학교 수익사업과 관련된 교육부대수입과 교육외수입은 더 비율이 낮아 등록금이 없으면 대학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학교도 있어요

예외도 있다. 대구외국어대는 2003년 개교 이후 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이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 신학기만 되면 등록금 인상안을 두고 대학과 총학생회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것이 일상이 된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 뭘까?

물론 이 학교도 소폭이지만 해마다 등록금이 오르고 있다. 2005년 461만원이던 1년치 등록금이 2006년에는 474만2천원, 지난해에는 490만원, 올해는 520만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대학만의 비법은 처음 입학할 때 낸 등록금 액수가 졸업할 때까지 동일하다는 것이다. 2005년 입학한 학생 경우 당시 1년치 등록금을 461만원을 냈으면 4학년이 된 올해도 461만원만 내면 된다는 것.

이 대학 신장호 교무처장은 "국내 경기도 어렵지만 우리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의 절반가량이 농촌출신이어서 학부모들의 경제사정을 감안해 해마다 신입생 등록금을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금액으로 책정하는 한편, 졸업 때까지 똑같은 액수로 적용하고 있다"며 "학생들도 이런 학교 방침에 대해 만족하고 있어서 다른 대학처럼 등록금 문제로 학내 갈등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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