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인터넷 세상에 '김여사님' 이야기가 가득 떴다.
사전적으로 김여사는 '김씨 성을 가진 결혼한 여자를 높여 부르는 말'이지만 누리망(인터넷)에서 '김여사'는 '어이없는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든 말든 막무가내형으로 운전하는 여성 운전자'를 두루 일컫는 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선 여기도 '김여사', 저기도 '김여사' 사진들이다. 마우스를 클릭하는 순간 누구나 '황당 시추에이션'에 눈을 휘둥그레지게 된다.
차량 두대를 세울 공간에다 떡 하니 주차하는 것은 기본. 차 한대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에도 버젓이 차를 세운다. 도로를 놔두고 사람 다니는 계단으로 당당히 운전하는 강심장도 보인다. 운전 중에 피곤하셨는지 논두렁에다 차를 내다 꽂은 여사님도 있다. 자연이 그리웠던지 파릇파릇한 논 사이로 유유히 미끄러지는 여사님의 차를 보면 눈물이 난다는 누리꾼도 있다. 중앙선 무시하고 역주행하신 분은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지 누리꾼들은 걱정한다.
김여사의 활약은 차종과 장소를 불문한다. 국도 농로 고속도로 등 모든 대한민국 도로계를 장악한 김여사님의 자가용. 목욕탕에서 때 빼고 광낸 뒤 목욕용구를 트렁크 위에 올려둔 채로 달리는 분도, 길거리에 차 세워 놓고 화단에 올라 세차하는 분도 모두 인터넷에서는 '김여사님'으로 통한다.
그렇다고 '개념 없는 운전자'를 무조건 김여사라고 단정하고 몰아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남성 운전자에 대해서도 할 말 없는 것은 아니다. 목숨을 담보로 한 과속, 신호 위반, 갓길 운행, 담배 꽁초를 창밖으로 아무렇게나 던지기, '내 차 안에 휴지는 없다'라고 선언하듯 가래침 도로에 뱉기. 운전 매너라곤 눈곱만큼도 없으면서 여성 운전차량만 보면 "집에서 솥뚜껑이나 운전하지"를 외쳐대는 몰개념 남성 '마초' 운전자들은 '이양반'이라는 이름으로 역시 인터넷에서 조롱거리가 된다.
김여사가 보기에 무개념 남성 운전자인 이양반들이 오히려 더 문제이고 도로 위의 폭력자들이다. 김여사들은 이렇게 외친다. "뇌의 구조적 특성상 전방에 비해 후방이나 옆에서의 위험감지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거지. 자기네들은 능력도 되면서 왜 그런데? 그리고, 그 많은 사진 속의 주인공이 나(여성 운전자)인 줄 어떻게 알아? 자기들이 직접 보기나 했어?"
오늘도 대한민국 도로 위에는 김여사와 이양반이 넘쳐난다. 이들로 인해 도로 위 평화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