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다.' 학교 규모는 작지만 뚜렷한 목표를 갖고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대학이 있다. 이들 대학은 특성화 분야에 우수한 인력양성을 통해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구외국어대 일본어학과
2003년 개교한 대구외국어대는 전교생이 520명 남짓하다. 4년제 대학으로는 초미니 학교다. 하지만 규모만 보고 섣부른 판단은 경솔하다. '작지만 강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학교다.
특히 이 학교 일본어학과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일본 국비 유학생 합격자를 배출했다. '일본 국비 유학생'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해마다 전세계 학생들 가운데 일본어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아 일본 현지 대학에서 1년 동안 연수를 하는 제도. 국비 유학생으로 선정되면 1년간 학비 전액과 기숙사, 정착금, 의료비 등을 모두 지원하고 심지어 이사비용까지 보조해준다. 게다가 학습지원비 명목으로 매달 134만원을 주기 때문에 일본어 관련 학생들 사이에서는 선망의 대상이다.
우리나라 대학생은 매년 35명가량의 학생이 일본 국비 유학생으로 선정되는데, 이 학교 일본어학과는 한번도 힘든 것을 4년 연속 유학생을 배출했다. 2005년 소현(22·여)씨가 일본 국립 우츠노미야대에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되면서 첫 인연을 맺은 뒤, 이듬해 우고희(21·여)씨와 지난해 심보라(21·여)씨는 국립 교토대에, 올해 이현주(23)씨가 국립 니가타대 대학원 연구과정에 연이어 입학한 것.
이러한 성과는 대구외대가 시행하고 있는 '책임지도 교수제' 덕분이다. 학생 10명당 교수 1명을 배정한 제도. 학생 개인별 심화학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구외대 신장호 일본어학과 교수는 "교수가 맡아야 할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실용 일본어 중심으로 교육이 가능해 일본어를 전혀 모르고 들어온 학생이라도 3학년 때쯤엔 일본어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실력이 된다"며 "또 학교에서 3년, 일본에서 1년 유학하는 '3+1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운대 모바일공학과
한 학년 정원이 40명인 경운대 모바일공학과는 해마다 취업률이 90%를 웃돈다.
취업률도 그렇지만 취업의 질이 이 학과가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대부분의 졸업생이 삼성, LG 등의 대기업이나 협력업체로 스카우트되기 때문. 물론 학교 인근에 삼성전자 휴대폰공장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엔 수도권에 있는 모바일 관련기업인 LG나 팬택, 큐리텔 등으로 더 많이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2004년 5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첨단모바일산업지원센터를 건립하면서 가능했다. 경운대가 세계적인 업체인 삼성 휴대폰 제조공장이 구미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모바일 분야를 특화하기 위해 준비한 것.
첨단모바일산업지원센터에는 개발중인 휴대폰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휴대폰 전자파 측정장비 등 삼성 휴대폰 생산현장과 흡사한 환경을 구축해놨다. 때문에 학생들이 기업체가 원하는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대기업들이 선호하게 된 것. 채용과 동시에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 높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이 센터에는 해마다 방학 때만 되면 전국에서 몰려온 150여 명의 공대생들로 넘쳐난다. 정부가 10억원을 지원해 고부가산업 인력양성 센터로 지정한 것. 학교 측은 "이곳이 아니면 대기업 생산현장과 흡사한 시설과 환경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했다.
경운대 이채수 첨단모바일산업지원센터장(모바일공학과 교수)은 "센터에는 삼성전자 사원들도 방문해 시설을 이용할 정도로 최첨단 장비가 많이 갖춰져 있다"며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실질적인 현장교육을 받을 수 있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사진-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경운대에 설치돼 있는 휴대폰 전자파 측정장비를 학생들이 실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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