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금 교문 앞은 '車와 전쟁 중'

▲ 달서구 월서초교 앞 도로는 불법 주정차 차량과 일방통행을 무시하고 역주행하는 차량, 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나오는 차량이 뒤엉켜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이 목격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 달서구 월서초교 앞 도로는 불법 주정차 차량과 일방통행을 무시하고 역주행하는 차량, 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나오는 차량이 뒤엉켜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이 목격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지난 7일 낮 12시 10분쯤 대구 월서초등학교(달서구 상인동) 앞. 2차선 도로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불법 주정차 차량들 때문에 1차선이 돼 버린 교문 앞에서는 아찔한 장면이 잇따르고 있었다. 교문과 마주 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입구로 차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면서 하굣길 아이들과 뒤엉켜 버린 것. 아이들은 달려오는 차들을 피해 서 있는 차들 사이로 숨바꼭질을 하듯 아슬아슬하게 지나고 있었다. 그것도 대부분 저학년 어린이들이어서 보는 사람들을 가슴 졸이게 했다. 올해 초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이인선(37·여)씨는 "학교 앞에 불법 주정차 차량과 오가는 차들이 너무 많다"며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학을 맞은 학교들이 교문 앞 차량 행렬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 교문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 출입구를 두고 있는 일부 초·중학교 경우 불법 주차 차량과 통행 차량들 때문에 학생들의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월서초교 경우 어린이 보호를 위해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 앞 도로가 일방통행으로 운영되지만, 진입금지 표시를 무시하고 역주행하는 차량들이 더 많았다. 아파트로 진출입하는 차량까지 가세하다 보니 학년별로 시차를 두어 학생들을 하교시키고 있을 정도. 월서초교 신경목 교감은 "학교 앞이 너무 위험해 동시에 아이들을 하교시키면 사고 위험이 너무 크다"며 "학년별로 10분간 시차를 두고 집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월배신도시 내 월서중학교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교문 바로 앞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안에선 차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고, 학교 진입로는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 5m 남짓의 도로였다. 도로 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이곳으로 등·하교를 하는 수밖에 없었고, 학생들은 이리저리 차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북구 산격동 북대구초교 앞도 산격중학교 정문과 마주 보는 도로가 인근 아파트 정문으로 향하는 주출입로여서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좁은 도로인데다 불법 주정차 행렬 때문에 차량들 사이로 몸을 피하며 지날 수밖에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초교 저학년생 경우 등하굣길 지리에 어둡기 때문에 3, 4월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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