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공천 '그들만의 리그'

대구경북 민심 외면 계파다툼 계속

4·9총선이 코앞(D-30일)으로 다가왔지만 한나라당이 지역 민심과는 다른 '계파 공천'을 강행하면서 자신들의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누가 공천을 받아도 시도민들이 찍어준다"는 한나라당의 오만한 텃밭 발상이 투명·공정한 공천보다는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당내 계파 간 이전투구가 대구경북 공천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

한나라당은 공천 잣대로 본선 경쟁력, 전문성, 도덕성, 지역 연고성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달 초 공천이 진행되면서 친이와 친박 간 계파간 갈라먹기가 공천 잣대로 변질되기 시작했고, 서울·수도권 등 일부 지역의 공천자를 발표하자 공천 탈락자들이 계파 공천에 반발하는 등 당 내분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주 통합민주당이 당내 간판인물 11명을 공천에서 사실상 탈락시키는 '개혁 공천'을 단행하자 한나라당 내 개혁 공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도 한나라당의 계파 공천이 특히 대구경북에서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지역 정치권은 우려하고 있다.

지역 정가는 대구경북 공천이 친이 친박 간 주도권 싸움으로 왜곡됐고, 대구에 정치기반을 다지려는 강재섭(대구 서구) 대표와 경북이 고향(영양)인 이재오 의원, 당내 실력자인 정두언 의원까지 가세, 자파 사람 심기에 가세하고 있다며 '계파 공천'을 맹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당초 지난 주말 대구경북 공천자를 발표하려 했으나 공천자 발표를 11일 이후로 미뤘고 이에 대해 지역 정가는 "계파 안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줄이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민다", "계파에서 공천을 내정받았다", "줄대기보다 인지도 넓히기에 충실하면 탈락" 등이 예비후보들의 공천 정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당 관계자는 "대구 정서상 친이가 2명 살면 친박은 4명 살아야 한다는 식의 짜맞추기가 공천 잣대인데 당초의 공천 기준이 어디 통하겠느냐"고 했고, 달서구의 한 당원은 "특정 실력자를 등에 업은 낙하산 인사의 공천설, 실명까지 거론된 공천 탈락자의 '살명부'까지 당 안팎에 파다하다"고 말했다.

중구의 한 당원은 "누가 나와도 당선된다는 중앙당의 대구경북 공천 정서를 이번 총선에서 시도민들이 혹독하게 심판했으면 할 정도"라고 분개했고, 시도민들도 "한나라당이 오만을 버리고 지역 민심을 얻은 능력있고 참신한 인사를 발굴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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