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국이 경기沈滯면 한국경제는 '非常'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이 본격적인 경기침체(recession)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경기 후퇴' 정도로 여겨졌던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도 감수해야할 것이란 자료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2월 한달 6만3천개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일자리 감소는 5년 만에 최악의 수치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 지수도 1년 5개월 만에 1만2천선이 무너졌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지난 한세대 동안에는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좋은 시절 끝났다"는 뉴욕타임스의 1면 머리기사가 피부에 와 닿는다. 게다가 골드만 삭스는 머지않은 장래에 국제유가는 150~2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경제, 아니 세계경제 불황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힘든 지경이다.

상황이 이러니 한국경제는 당연히 非常(비상)이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對美(대미) 무역의존도는 30%였다. 그러니 미국 경제 침체로 인해 한국이 받을 직격탄은 불보듯 불안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1천500억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 정책을 시작했고 금리도 대폭 내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금융기관 부실 규모가 6천억달러를 넘고 있어 이 정도의 정책으로 경제가 제자리를 찾을지 의문이다. 미국경제의 장래가 어두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지금 몇% 성장이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 대외 환경이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데 장밋빛 전망에 매달려 있을 수 없다. 정부는 앞날을 알 수 없는 비상한 시국임을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성장도 중요하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피해부터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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