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보는 '음악 타임머신'의 공연이 잦을 것 같다. 또 음악학이 역사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음악 속 여행이 유적지 여행을 압도할 것이다. 한편으론 베토벤의 연인을 알 수 있는 등 음악가의 사생활도 드러나겠다. 만일 음악 속 세상을 실제 경험할 수 있다면 말이다. 장승희(강북중 2학년)
지난달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공연은 동평양 대극장에서 열렸다. 오케스트라 공연에 앞서 극장을 고쳤다고 한다. 아무리 우수한 연주가 이뤄지더라도 아름다운 선율을 제대로 관객에게 전달할 수 없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소통시키는 공연장의 역할은 이래서 중요하다.
음악은 소리의 예술이다.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은 예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오디오 기기나 실내 음향 기술의 발달로 음악의 전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또 입체음향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운드 채널을 늘린 서라운드 사운드나 잔향효과를 연주 장소에 따라 재현해 내기까지 한다.
잔향은 에너지의 공급이 끊어지더라도 일정시간 공간 내에 소리가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음악 등을 연주하는 공연장은 일반적으로 잔향이 길어야 하고 강의실 등은 잔향이 짧아야 한다. 일찍이 지어진 유명한 공연장이 실내 마감 재료로 목재를 사용한 것 또한 고른 음향과 잔향을 얻기가 쉬워서이다.
과거에는 공연장이 음악 소통의 거의 유일한 역할을 했다. 따라서 공연장을 어떻게 짓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공간의 생김새나 건축적인 특성이 연주의 전달 정도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중세 시대 실내 공연장의 천장이 고딕식인 것은 이 같은 음악의 전달성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지닌다.
돔 형식의 천장은 반대편에까지 소리가 잘 전달된다. 둥근 천장을 따라 소리가 연속적으로 반사되면서 벽을 타고 흘러가는 크립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반면에 천장과 벽이 없는 야외극장은 바닥의 기울기로 음악의 전달을 극대화했다. 기울어진 땅 위에 객석을 계단식으로 만들어 관객 쪽으로 소리가 더 잘 전달되도록 했다.
이 같은 소리 전달의 지혜는 현대의 과학적인 건축 음향학에 연결됐다. 모든 관객에게 초기의 음파에너지를 많이 전달할 수 있는 방안도 나왔다. 이는 산비탈의 계단식 경작지처럼 객석을 배치하는 방법 등으로 관객에게 소리가 빨리 전달되도록 초점을 맞췄다.
음악은 이렇듯 누가 연주하느냐 하는 것 못지않게 어디서 듣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맨땅과 잔디구장에서 하는 축구가 다르듯이.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중부센터 원장) weiz21@naver.com
▶ 다음주 문제
대구나 경북의 19세 이하 남녀 성비 불균형은 전국 최고수준이다. 초등학교에서 짝이 없어 남자끼리 앉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만일 세상에 남녀의 구분이 없다면?(문제 풀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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