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구도와 이슈] ②대구경북 무소속 움직임

4·9총선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의 하나는 대구경북에서 무소속 후보가 어느 정도 선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에서 한나라당은 무난히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통합민주당 등 야당은 그 어느때보다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같은 정치지형 때문이다. 무소속 후보들은 한나라당 공천이 계파 나눠먹기나 표적공천 등으로 흘러 지역민심이 이반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한나라당 '싹쓸이' 분위기를 뚫고 대구경북에서 1, 2명 정도는 당선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무소속 돌풍 부나= 경북 김천은 무소속 바람의 진원지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지역이다. 한나라당 입당이 좌절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팔용 전 시장은 벌써부터 총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김천시장을 3번 역임하면서 지역에서 쌓은 탄탄한 조직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누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나오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 안동 역시 무소속 돌풍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 이곳에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인 김광림 전 재경부차관은 지역의 반 권오을 정서가 자신에게 쏠리고 있다고 판단, 총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일단 경북지역에서 무소속 바람이 시작되면 대구에서도 무소속 후보들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달서갑의 김충환 전 청와대 비서관, 수성을의 유시민 전 장관, 달서을의 권형우 전 한국공항공사 감사 등이 무소속 돌풍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자신의 지역구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기공천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지지율 올리기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은 "많은 지역민들이 과연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민들이 진정 대구경북을 위한 선택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무소속 돌풍을 자신했다.

▶보석 찾기= 그동안 인재난으로 총선전략에 차질을 빚었던 자유선진당과 통합민주당 등 비(非) 한나라당도 보석 줍기에 여념이 없다. 공천결과에 반발하는 한나라당 인사들을 대상으로 영입작업을 서두르는 한편 한나라당과 차별화된 공명·투명한 공천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실제 지난 5일부터 2차 공천 접수를 받고 있는 자유선진당 대구시당·경북도당에는 11일 현재까지 대구시당 7명을 포함 10여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이들 중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해 자유선진당 승선을 원하는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한나라당 공천탈락자나 무소속 인사들의 무더기 합류가 예상된다"며 "이들에 대한 영입작업을 꾸준히 펼치는 동시에 공정하고 엄정한 공천심사로 한나라당과 차별화된 모습으로 총선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 현재까지 통합민주당 공천 신청을 낸 대구경북인사는 대구 중·남구의 황두연(55) 통일부 통일교육위원과 북을의 김윤(46·기업인)씨가, 경북 포항 남구·울릉군의 허대만(39) 전 포항시의원과 포항 북구의 오중기(41) 전 영남대 총동창회 상임이사 등 4명뿐이지만 한나라당이 적전분열을 일으킬 경우 예상외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통합민주당은 지난달 23일 공천신청 마감 후에도 오는 20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고 있는 등 한나라당 공천 후유증으로 인한 어부지리를 기대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