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 스타와 축구장의 열기

개막전에서 '관중 대박'을 터뜨린 프로 축구가 열기를 계속 이어나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주말 7개 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에 17만2천여명의 관중들이 입장, 개막전 역대 최다 관중 입장 기록을 세우며 축구장이 열기로 들썩였다. 이번 주말 열리는 프로축구 경기에도 많은 관중이 입장할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올 시즌 프로축구는 스타 출신 감독과 스타 선수들의 영입 등으로 흥행 성공 요소가 더해졌다.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에 올라있는 황선홍 감독과 '월드컵 영웅' 안정환을 영입한 부산 아이파크는 개막전에 7개 구장 중 가장 많은 3만2천여명의 관중들이 입장, '상전벽해'가 되는 변화를 맞았다. 부산 아이파크의 홈 그라운드인 부산아시아드경기장은 지난해 까지만 해도 2~4천여명의 관중들이 입장하는 경우가 많아 한산했던 경기장이었다.

부산에 관중들이 많았던 데에는 인기 가수 '빅뱅'을 초청한 것이 적지 않은 이유로 작용했겠지만 황선홍과 안정환의 '스타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육상 트랙이 있는 이 경기장에 그라운드에 근접한 이동식 가변형 관중석을 설치, 선수들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 것도 축구 열기를 높이는 데에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16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부산을 맞이하는 대구FC도 '황선홍+안정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에는 스타 출신 변병주 감독과 이근호라는 흥행 카드가 있지만 상대 팀에서 흥행 요소를 갖춘 감독과 선수들이 있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기 때문. 벌써부터 팬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대구FC 구단은 "분위기가 좋다"며 들뜬 분위기이다.

대구도 사실 지난해까지 2천~4천여명의 관중들이 입장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8월25일 수원 삼성과의 홈 경기에 4만4천여명이 입장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분히 스타들이 많은 수원에 기댄 결과였다. 수원은 지난해 K리그 최다 관중 입장 기록을 지닌 팀이었고 FC서울과의 경기 등 다른 팀들이 관중을 동원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대구도 9일 경남FC와의 경기에 관중 몰이에 기여했다. 창원종합운동장 역시 관중이 적기로 알려진 구장인데 '개막전 효과'에다 이날 개막전에 앞서 변병주 대구FC 감독이 조광래 경남 감독과의 대표팀 시절 '방장-방졸' 인연을 거론하며 승부욕을 보인 것이 화제가 되면서 경남 팬들의 관전 욕구를 어느 정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가 좋다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을 경우 팬들은 언제든 냉정하게 돌아선다. 지난해에도 관중들이 많이 몰린 경기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스타 마케팅'을 강화하고 경기와 관련된 화제가 풍성하며 지속적으로 좋은 경기 내용이 펼쳐질 때 축구장의 열기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