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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 극장 폐업…중심상권 위축 예고편?

▲ 1997년 대구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개관했던 중앙시네마가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 현재는 사무용 빌딩으로 리모델링 공사중이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1997년 대구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개관했던 중앙시네마가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 현재는 사무용 빌딩으로 리모델링 공사중이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중심 상권의 대표로 자리잡아온 지역 극장들이 잇따라 폐업하거나 경영난을 호소하는 등 역외 자본의 대구 진출에 따른 지역 상권의 위축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을 동반한 쇼핑몰들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동성로 등 대구 중심 상권에 심각한 타격을 예고하고 있다.

중구 남일동에 자리했던 대구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중앙시네마'는 지난해 10월말 문을 닫았다. 상영관 3개에서 6개관, 9개관까지 늘리며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사업을 접고 현재 사무용빌딩으로 리모델링 공사중이다. 전 극장 관계자는 "적자누적 상태로 영업을 계속하기 힘들었다. 서울 자본을 무기로 한 극장들이 중앙통 네거리에 집중적으로 들어서면서 출혈 영업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다른 '전통 극장'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만경관 극장은 최근 매출이 20% 감소했고, 한일극장도 30%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

만경관 경우 2002년 2개관에서 15개관으로 리모델링한 뒤 24시간 심야영업체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매출감소를 피할 수 없는 형편. 이곳 관계자는 "총 좌석 2천357석 중 평일 평균 2천800석, 주말 7천석 정도로 예전 1만석을 웃돌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한일극장 관계자도 "외곽지역에 멀티플렉스가 잇따라 들어서 관객이 줄었고 전체 영화시장이 어려운데다 우후죽순 들어서거나 예정인 멀티플렉스도 영업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카데미극장은 지난해 서울의 한 업체에 인수됐다.

이런 가운데 중앙네거리 영플라자 CGV에 이어 대구 중심가에 3개의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상영관도 최대 23개까지 늘어난다.

중구 문화동 '엔터테인먼트 더락'은 1천600석 규모의 멀티플렉스 9개관을 오는 5월 개관할 예정이며, 동성로 3가 '동성로월드씨 복합건물'에도 700석 규모 6개 영화관, 삼덕동1가 '영우밀라트'엔 영화관 8개관을 예정 중이다.

지난해 9월 12개관(1천813석)으로 출발한 CGV 경우 최초 평일 2천명, 주말 6천명 정도의 좌석점유가 최근 4천명, 7천900명 정도로 늘었다. CGV 관계자는 "200개가 넘는 각종 신용카드 할인 등으로 꾸준히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계속 수익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동성로 한 대형의류점 관계자는 "장기불황, 경기침체에다 잇따라 들어서는 각종 쇼핑몰들로 인해 지역 상권의 몰락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이들을 통해 유동인구가 더 유입돼 동성로의 상권활성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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