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산업계 '노사 평화' 자리잡는다

동국제강 5社 임단협 위임·구미공단 노조들 "무분규"

▲ 10일 박상규(오른쪽) 동국제강 노조위원장이 그룹사 노조를 대표해 김영철(왼쪽) 동국제강 사장에게 노사화합 선언문을 전달하고 있다.
▲ 10일 박상규(오른쪽) 동국제강 노조위원장이 그룹사 노조를 대표해 김영철(왼쪽) 동국제강 사장에게 노사화합 선언문을 전달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 고질적인 춘투가 사라지고 노사평화와 상생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포항의 동국제강그룹이 기업 사상 처음으로 일괄 노사협상을 타결했으며, 구미공단 노조도 무분규를 선언하고 나섰다.

동국제강·유니온스틸·유니온코팅·국제종합기계·동국통운 등 동국제강그룹 5개 계열사 노조는 10일 임금 및 단체협약협상 전권을 회사에 위임하는 노사대타협을 이뤄냈다. 개별 기업들이 임단협을 위임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그룹 계열사 사별 노조가 일괄적으로 임단협 협상권을 사측에 위임한 것은 산업계에 처음있는 일이다.

동국제강 그룹 관계자 및 5개 기업 노사 대표가 이날 서울 대치동 동국제강 본사에서 노사대타협을 선언함으로써 그룹 주력기업인 동국제강은 1994년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 선언을 한 이후 14년째, 유니온스틸은 15년째, 국제종합기계 9년째, 동국통운 8년째, 유니온코팅은 5년째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구미공단에서도 지난해 4월 ㈜코오롱 노사가 '항구적 무분규 사업장 실현'을 선언한 뒤 노동쟁의행위가 발생한 사업장이 거의 없었던 데 이어 한국노총이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노사간 신뢰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가운데 구미지역 대기업들은 올 임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하는 임단협 결과를 잇따라 내놓았다.

63개사 3만여명의 조합원을 둔 한국노총 구미지부(의장 김인배)는 지난달 말 열린 제15대 의장 취임 및 창립 30주년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통해 지역 경제발전과 고용안정 고용창출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지난 9일에는 LG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 동결 및 무분규를 선언했고, 포스코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을 하면서 올해분을 합쳐 2년치를 타결했다.

삼성전자는 사무직 직원 평균 2%(지난해 2.25%) 수준의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LG경북협의회 최선호 그룹장은 "노사가 상생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 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