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숙 시인이 등단 20년 만에 첫 시집 '몽산집'을 출간했다. 그의 시에는 삶의 비애와 우수가 주인처럼 활보한다. 주인이 난폭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허무와 절망이 진날 발자국처럼 새겨진다. 그러나 그 거칠고 커다란 주인의 발치에는 작고 여리지만 은근하고 질긴 꿈, 삶에 대한 외경심, 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민, 초월의 길이 자리 잡고 있다.
시인 이태수는 정재숙의 시를 '깨달음과 초월에의 고해성사'로 읽는다. 정재숙의 시가 우리의 근원적이고 전통적인 정서인 정한과 체념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기성찰로 나아가려는 신음이자 노래, 초월을 향한 고해성사라는 것이다. 사람 하나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허무가 흰 광목처럼 빨랫줄에 펄럭이던 날 '남정네들은 다시 밭 갈고 논 갈고, 자식농사까지 잘도 지었(흰 광목을 생각하며 중에서)'으니 말이다. 117쪽, 6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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