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세상에는 여러 직업이 있지만 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출근해서 종일 내가 머무는 공간은 어디나 책 세상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책의 중요함, 고마움을 때때로 잊고 산다. 그러나 감히 말하지만 책은 아무리 예찬해도 충분하지 않다.

책은 어떤 다른 대중매체보다도 지능계발에 더 많은 도움을 준다. 시청각적인 매체들은 우리에게 좀처럼 생각하고 상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통해 우리는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가게 된다. 문자 언어가 다른 언어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런 반복 작용을 통해 우리의 상상력은 무한히 확대된다. 상상력뿐만 아니라 기억력, 이해력, 추리력, 판단력 등 모든 지능이 계발되는 것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라는 경구가 있다. 이 말은 언뜻 보면 단순한 듯하다. 하지만 새겨보면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주된 모토도 이 경구를 쓰고 있다. 이는 책을 쓰고 만드는 사람의 책임감과 책을 읽는 사람이 받게 되는 영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말이다.

좋은 책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책을 읽고 삶의 변화를 가져와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경우도 많다. 책을 통해 우리는 지식과 정보를 얻고, 정신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을 얻는다. 책은 지적 교육을 위한 수단이며, 취미활동으로 이용되는 도구이기도 하다. 좋은 책은 훌륭한 교사요 삶의 스승이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인생관이 달라질 수도 있다.

정신이 없는 육체는 사물에 불과하다. 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책은 우리의 정신을 살찌우는 곡식이다. 좋은 곡식은 우리의 정신을 아름답고 바르게 살찌운다.

인간은 학습하는 존재다. 그래서 책을 쓰는 사람, 책을 만드는 사람, 책을 다루는 사람은 엄중한 책임감으로 무장해야 한다. 자신이 쓰는 글이 독자에게 미치게 될 영향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손을 거쳐 간 책이 독자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책을 단순한 생산물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책을 만드는 사람, 책을 다루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모두 이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면 좋겠다. 책을 통해 꿈을 키우고, 책을 통해 행복을 찾는 오늘이기를 기원한다.

채승규(교보문고 대구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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