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 리뷰] 미술시장 '장기 침체'는 도약의 발판?

'미술시장의 봄은 언제 다시 찾아올 것인가'

삼성 특검, 경기 불안 등으로 얼어붙은 미술시장이 해빙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미술시장 침체가 거품을 제거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됐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이후 국내 미술시장을 진단해 볼 수 있는 행사를 통해 드러났다. 옥션M이 지난 11일 오후 7시 대구 MBC 1층 스튜디오에서 개최한 제3회 미술품경매에서는 지속적인 미술시장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1부 자선경매와 2부 본 경매를 합쳐 총 163점이 출품된 가운데 134점이 낙찰돼 82.2%의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본 경매 실적만을 놓고 보면 114점 가운데 85점이 팔려 낙찰률 74.5%를 보였다. 단순히 낙찰률 수치로 보면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표면 아래를 들여다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낙찰률의 경우 지난해 8월 열린 1차 경매에서 92%를 보였으나 11월 2차 경매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경매의 경우 침체된 미술시장을 고려해서 낙찰률 높이기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지만 낙찰률은 2차 경매(75%)보다 떨어졌다. 낙찰 금액도 자선경매까지 합쳐 15억390만원으로 1차 경매 40억, 2차 경매 24억8천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비록 옥션M이 낙찰률을 방어하기 위해 큰 부담없이 살 수 있는 미술품 위주로 경매 작품을 구성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액수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화랑미술제에서는 체감온도가 더 떨어졌다. 10개의 지역 화랑이 참가했지만 일부 화랑을 제외하고 대부분 판매 부진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시장 큰손들이 관망세를 유지한 가운데 이미 검증된 몇몇 인기작가 작품 위주로 거래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갤러리는 지난해 가을 서울에서 열린 화랑미술제에서 A작가의 작품을 9점 정도 팔았으나 이번에는 겨우 2점만 판매하는 등 실적이 뚝 떨어졌다. 일부 화랑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화랑 대표들은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서 행사가 열려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며 "단시일 내 미술시장이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이번 미술시장 침체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과열 이상 양상을 보였던 미술시장이 정상궤도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한 화랑 대표는 "지난해 가을까지 미술품 시장은 투자를 넘어 투기 양상을 보이며 1년 동안 10배 이상 작품 가격이 오른 작가도 있었다"며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나면 미술시장은 더욱 성숙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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