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미리 준비하는 당신,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를 가름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예약 문화의 정착 정도다. 예약을 하면 경제적 혜택은 물론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특권을 제공하는 사회 분위기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예약=실속'이란 등식이 정착되고 있는 현장을 들여다봤다.
예약으로 돈을 아낄 수 있다
대구에 있는 직장에 근무하느라 서울 집을 한달에 두번 가량 찾는 정호식(49)씨. 빠르고 편리한 KTX를 이용하는 그는 승차권을 한달 앞서 구매하는 데 익숙해졌다. 동대구-서울 주말 편도 요금이 4만1천100원인데 한달 앞서 예약하면 10%(4천110원) 할인 받을 수 있기 때문. 평일에는 요금 3만8천400원에서 20%(7천680원)를 아낄 수 있어 예매하는 습관을 지키려 애쓰고 있다. "KTX를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예매할인을 받으면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게 정씨의 얘기다.
'미리 미리 준비하는 당신, 당신을 위해 예매할인을 준비했습니다'는 모토를 내세운 코레일은 KTX 승객들을 대상으로 예매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열차출발 2개월 전부터 20일 전까지 승차권을 구입하면 월~금요일 20%,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 10% 할인해준다. 또 열차출발 29일 전부터 15일 전까지는 월~금요일 15%, 토'일요일과 공휴일 7.5%를, 14일전부터 7일전까지는 7%, 3.5%를 각각 깍아준다. 예매할인을 하다보니 KTX경우 전체 손님 가운데 31.9%가 예약손님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0일전부터 예약이 서서히 이뤄지고 2일 전에 집중적으로 예약이 몰린다"며 "요금이 할인되는 사전 예매를 많이 이용하면 서로 좋다"고 말한다.
대구의 고나우여행사는 최근 '사전 오픈예약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여행 출발일 등 정확한 것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여행 희망 고객들을 대상으로 여행상품 가격 예약 할인제를 실시하고 있다. 성수기 때 유럽'호주 등으로 배낭여행을 가고 싶지만 정확한 출발일, 출발인원, 여행기간, 숙박 등을 결정한 후에 예약하면 항공좌석 확보는 물론 상품가격도 할인받기 힘든 실정. 이를 감안해 고나우는 조건 없이 무료 예약이 가능하도록 하고, 해당 손님들에게 여행상품 가격에서 5~10만원을 할인해준다. 항공권 발권 전에 예약을 취소하면 금전적 손해도 없다.
예약하면 서비스도 '굿'
대구은행 본점 부근의 중국음식점 덕영반점. 예약 손님이 주말에는 70~80%, 평일는 절반이 넘을 정도로 예약문화가 정착된 식당이다. 주말에는 2,3일 전, 평일에는 하루 전 예약해야 할 정도다. 예약으로 자리를 잡다보니 손님들은 물론 식당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예약을 받으면서 미리 음식메뉴도 여쭤봅니다. 예약을 하는 손님들에겐 재료 준비에서부터 음식 조리까지 정성을 쏟을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주어지죠. 음식의 양도 넉넉하게 드립니다."(담세위 대표)
식당은 물론 병원과 미용실 등에서도 예약을 통해 한층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중구 삼덕동의 오무선미용실. 예약하고 미용실을 찾는 손님의 10명 가운데 8명에 이른다. 커트'염색'퍼머 손님 중에서는 1주일 전에 예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은 1,2시간을 기다리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예약 손님은 바로 서비스를 받는다.
병'의원은 예약문화가 일찌감치 자리잡은 곳이다. 수성구 효성여성병원의 예약비율은 50%를 넘는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1~2시간 기다리는 게 예사지만 예약을 하면 직행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예약이 정착되면서 병원측도 내원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충실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홍경옥(31) 수간호사는 "예약을 한번 해보고 편리함을 느낀 고객들은 계속해서 예약을 하고 병원을 찾는다"며 "손님과 병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세인트웨스턴호텔 경우 돌잔치 등을 하는 연회실은 예약손님의 비율이 100%, 객실은 80%에 이르고 있다. 예약 손님들은 마음에 드는 연회실이나 객실을 선택할 수 있고, 호텔측으로부터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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