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코오롱유화공장의 화재가 불러온 낙동강 페놀유출 소동은 관계기관별로 많은 개선 과제를 남겼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은 낙동강 원수를 취수해 구미, 김천, 칠곡 등에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을 절대사명으로 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 사건 발생시 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일은 '중단 없는 용수공급'이었다. 단수로 인한 시민불편, 공장가동 중단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심리적 불안과 수조원의 경제적 손실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건 초기인 1일에는 취수장의 안전을 위해 오일펜스 설치, 30분~1시간 단위로 수질검사를 하고 관계기관에 배포, 낙동강 하류지역 주민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했으며 사건 장소와 구미광역정수장에 이르는 여러 지점에서 채수한 물을 수질검사소 자체검사는 물론 대전의 수돗물분석연구센터에 의뢰, 정밀 수질검사를 했다. 2일부턴 안동·임하·합천댐 물을 초당 223㎥로 방류, 낙동강물의 페놀 농도를 줄여나갔다.
2일 오후에는 생활용수만을 취수중단하고 단수시간의 최소화를 위해 구미시와 칠곡군 상수도 관계자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15t(7천500명에게 2ℓ씩 공급할 수 있는 물량) 물차 7대와 병물 12만여병을 긴급투입해 고지대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려 바쁘게 움직였다.
이후 수질조사를 원하는 가정에 전문직원들을 보내 채수, 수질검사를 해주고 구미·칠곡 70개 초등학교 5만명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페놀 수질검사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페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과학적으로 이해시켜 나가고 있다.
취수가 중단됐던 2일 수자원공사 곽결호 사장과 관계전문가들이 현장 지휘, 1991년 페놀 사태 이후 준비한 분말활성탄 사용 등으로 중단 없는 물공급을 가능하게 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1일 발생한 페놀이 섞인 물은 7일 바다로 흘러들면서 낙동강은 조용해졌다. 그러나 구미시, 칠곡군 등 관련 기관과 함께 공동 노력을 폈지만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수돗물 오염 우려 사실을 가장 먼저 알려야 할 곳은 수질사고 처리능력이 있는 기관이어야 하고 이곳에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발생 통보가 행정기관 중심으로 계속 유지될 경우 수질사고 처리능력이 있는 기관은 나중에 알고 동원되는 사례가 없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점이다. 초기 대응과정에서 언론에 제공되는 정보가 충분하지 못해 혼선 또한 빚어졌다.
재발방지와 사후관리를 위한 단단하고 듬직한 계획수립 및 시행을 국민이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첫째 사건 초기에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수질사고 처리 담당 기관에 통보(보고)를 의무화하여야 한다. 둘째 수질검사기능을 보유한 정수장에 관계기관 종합상황실을 설치하여 관련 시험기기의 공급, 숙련된 검사인력의 보완 등 일관된 현장지휘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 작은 하천에서 시작되는 수질사고의 발생시점과 그 여파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주기적인 수질위험지도를 작성해 관계기관 간에 공유, 활용해야 한다. 넷째 화재처리시 수질 오염물질 유출에 대비하여 수자원공사 수질전문팀과의 핫라인을 유지하여 협조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수질관계기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는 모든 유독물질에 대한 관리와 안전기준을 재정비해야 하고, 법정수질검사 항목의 재검토 등 철저한 수질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 여섯째 언론사는 신속히 보도하되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것이 국민에게 이로운지를 판단, 보도했으면 한다. 시민단체는 사후약방문식으로 시민 불안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기관 토론회를 통해 재발 방지책 수립을 촉구하고 대책과 시행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데 힘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홍섭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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