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프장 부킹]주말 부킹은 하늘의 별따기

주말엔 주말부킹권 웃돈 주고 불법 거래도

▲몇년사이 골프장이 많이 생겼지만 주말 부킹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사진은 팔공컨트리클럽.
▲몇년사이 골프장이 많이 생겼지만 주말 부킹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사진은 팔공컨트리클럽.

◆수도권 주말부킹권 최고 250만원에 거래

#1. 경북에서 사업을 하는 C씨. 얼마 전 서울의 한 고위 인사로부터 토요일 지역의 한 골프장에 부킹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골프를 치기 이틀 전, 그것도 손님들이 가장 많은 주말에 부킹을 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줄 뻔히 알면서도 거절할 수 없기에 백방으로 길을 찾아나섰다.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부킹이 불가능하자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은 150만원을 주고 주말 부킹권을 사는 것이었다. 회원권이 고가인 골프장의 경우 회원들에게 한달에 두번 가량 주말 부킹권을 주고, 일부 회원들은 중간 브로커 등을 통해 부킹권을 판매하는 실정. C씨가 구입한 주말 부킹권도 이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경기지역에서 골프장 주말 부킹권(골프장 이용권)을 불법유통한 골프장과 부킹대행업체 임직원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주말부킹권은 비회원에게 최고 250만원에 거래됐고, 한 골프장 경우 부킹권 불법판매로 2년동안 14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은 회원들에게 할당된 부킹권을 주말에 최대 10개(성수기 개당 100만원, 비성수기 50만원)까지 빼돌려 팔았으며, 부킹권을 사들인 비회원이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회원에 비해 4배의 그린피(20만원 상당)를 냄에 따라 이중으로 수익을 올렸다는 것.

◆회원권 수십억원…특정 관서 웬만하면 OK

#2. 대한민국 골퍼들이라면 평생에 한번만이라도 라운딩을 하고 싶어하는 한 골프장. 회원권이 수십억원에 이르고, 주말 부킹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이 골프장에서도 부킹 부탁을 들어주는 곳이 있다는 얘기가 수년 전까지 나돌았다.

여러가지로 얽힐 일이 많은 관할 세무서와 파출소 등에서 부킹을 부탁할 경우 웬만해서는 들어줬다는 후문이다.

◆VIP위해 따로 빼놓기도…안되면 해외로

최근 몇년사이 골프장이 우후죽순처럼 많아졌지만 아직도 '부킹(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동절기에 주말 오전 11시~오후 1시에 부킹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 골퍼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주말 부킹 경우 골프장들은 보통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전화 부킹을 받는다. 이 시간대엔 골프장 전화에 불이 난다. 일부 골프장은 회원이 아닌 사람이 부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등록된 전화로 부킹을 하도록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주말에 손님들이 몰리다보니 오전 6,7 사이에 티오프를 하는 부킹도 어려울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직도 일부 골프장들은 VIP를 위해 주말 부킹권을 빼놓는 경우가 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데 직'간접으로 연관이 되는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얘기다. 정치인이나 관공서 등 이른바 힘있는 기관에서 들어오는 부킹 부탁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부에서는 골프장 고위 관계자와의 인연을 통해 주말 부킹이 접수되는 화요일 이전에 따로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 지역에서 주말 부킹이 어려운 골프장으로는 대구와 팔공, 경주 신라가 꼽힌다. 경주의 한 골프장은 월요일에 그린피를 10만원으로 낮추면서 월요일에 부킹 전쟁이 벌어지는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국내 골프장 부킹이 어렵다보니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골퍼들도 있다. 증권사 한 간부는 1월 대학 동창 8명과 중국 하이난으로 3박4일 골프여행을 떠났다. 5라운드 90홀을 돌았고, 경비는 1인당 150만원 들었다. 지난해 서비스 수지 중에서 여행수지에서만 150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는데 상당부분이 골프여행으로 인한 적자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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