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비례대표)은 누가 뭐래도 강재섭 대표계로 꼽힌다. 지난 2006년 7월 강 대표체제가 출범한 이후 강 대표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줄곧 한나라당의 '입'으로 활약해 왔다. 강 대표는 수시로 기자들에게 나 대변인을 "우리 당의 보배"라며 신뢰감을 표시하곤 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나 대변인이 이계경 의원(비례), 이원창 전 의원(당협위원장)과 함께 서울 송파병에서 공천경합을 벌이게 되자 당내에서는 나 대변인이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강 대표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의 측근 중의 측근인 나 대변인은 챙길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대변인은 12일 송파병이 아니라 서울 중구에 전략공천됐다. 지난 이틀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서울 종로와 중구 등 2곳의 공천자만 확정한 채 공전하다시피 한 것은 송파병 공천 때문이었다. 강 대표 측과의 합의에 따라 '친이명박'성향의 이방호 사무총장이 주도해서 송파병 공천을 확정지으려고 했지만 또다른 친이 성향의 K교수와 K의원 등 여성 공심위원들이 극력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무산됐다. 강 대표도 '나 대변인은 서울지역 어느 곳을 선택해도 승산이 있다'는 당의 판단을 받아들여 나 대변인의 송파병 공천 포기를 받아들였다.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차기 당대표 경쟁에 나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승리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강 대표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 대변인 역시 흔쾌히 당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여기에는 강 대표 나름의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자신의 최측근인사의 공천을 끝까지 고집하지 않은 것은 친이 측으로부터 더 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원모심려'(遠謀深慮)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관측이 그것이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 공천에서 영향력을 극대화, 실리를 얻겠다는 사전포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가 오늘부터 시작될 대구경북 등 영남권 공천에서 자신의 공천 구상을 어떻게 현실화해 갈지 주목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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