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내린 거 맞나요?"
서종완(39·대구 달서구 상인동)씨는 12일 평소 자주 이용하는 달성군의 한 주유소를 찾았다가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유류세 인하로 '적어도 몇 십원은 떨어졌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가격이 지난주보다 50원이나 올라 있었다. 서씨는 "유류세가 인하됐다고 해놓고 오히려 정유사나 주유소 배만 불린 것 아니냐"며 황당해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시행된 지 오늘로 나흘째. 하지만 '역시나'였다. 가격 인하 폭이 '간에 기별도 가지 않을 정도'라는 원성은 고사하고 일부 주유소에서는 유류세 인하 전에 미리 기름값을 올리는 바람에 예전보다 오히려 오른 곳까지 있었다.
실제 유류세 10% 인하로 휘발유는 ℓ당 82원, 경유는 56원가량이 내려가야 하지만 대구 지역의 경우 휘발유는 15원, 경유는 고작 4원이 인하되는데 그쳤다.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부가 대구시내 43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1일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668원, 경유는 1천478원으로 지난주(휘발유 1천683원, 경유 1천482원)에 비해 약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영(31·서구 평리동)씨는 "싼 주유소가 있는지 열심히 가격표를 들여다봐도 지난주와 별 차이를 느낄 수 없다"며 "더 비싼 집도 많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유소협회 대구지부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휘발유 공급가격이 2월 둘째 주 1천532.5원에서 3월 첫째주는 1천594원으로 3주 사이에만 61.5원이 오르는 등 계속 오름세"라며 "주유소에 따라 인상분을 빨리 반영하고, 늦게 반영하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유소 가격이 들쭉날쭉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4월부터 인터넷으로 실시간 가격을 공개하는 '주유소 정보제공시스템'을 가동해 경쟁을 통한 가격인하를 유도할 방침이지만 주유소협회의 반발로 시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협회 측은 "주유소들의 평균 마진 폭은 ℓ당 80~100원 사이지만, 주유소 밀집지역은 60원 정도의 낮은 마진으로 출혈경쟁을 하는 곳도 많다. 사실상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정유사들"이라며 정유사의 판매가격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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