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비법조차 사라진 전통향을 만드는 능혜 스님을 찾았다. 스님은 20년 전 경북 안동 봉정사 지조암에서 한 스님으로부터 전통 향방을 배운 뒤 현재 경북 성주에서 취운향당을 지어 전통향 보급에 힘쓰고 있다. 전통향의 대가로 불리는 능혜 스님을 통해 향의 효능을 알아봤다.
향의 재료는 예부터 향약재라고 불렸다.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부에 독성이 생겼을 때 몸에 발라 이를 없애는 역할을 해내기 때문. 능혜 스님은 전통향에는 오장육부를 뚫어주는 오향이 들어간다고 말한다. 폐기능을 돕는 흰색 계통의 백단(白檀: 향나무과의 상록교목)과 심장기능을 돕는 붉은 계통의 정향(丁香: 정향나무의 꽃봉우리에서 채취한 약재), 신장기능을 돕는 거무스레한 침향(沈香: 팥꽃나무의 상록교목), 위장기능을 돕는 노란 계통의 유향(油香: 감람과의 상록교목), 간기능을 돕는 목향(木香) 총 5가지. 이 5가지를 조합해 만든 향을 들이마셨을 때 원기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 이 외에도 울릉도 남서쪽 해안 바위 틈에 주로 자라는 자단향인 울향(鬱香)과 정신을 맑게 하고 악기를 다스린다는 안식향(安息香) 등 50여개의 향약재가 있다. 특히 울향은 그 향이 맵지 않고 순해 한국향의 대표적인 향으로 알려져 있다.
향약재의 이 같은 효능 외에도 향은 삿된 기운의 유해파와 물질을 없애주는 기능도 한다. 향은 악취를 밀어낼 뿐만 아니라 그 속에 스며들어 향내를 발산한다. 톨루엔과 벤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새집에 향을 피워놓으면 공기 중에 스며들어 독기를 없애고 은은한 향기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향은 단순히 냄새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냄새나 유해물질이 사라진 공간에 묻어 꾸준히 향내를 퍼트리는 기능을 한다.
단 스님은 모든 향이 이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향을 맡았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기운이 나빠지는 것이 느껴지면 향 피우기를 그만둬야 한다. 특히 최근엔 싼값으로 수입된 향에 유독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이를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향은 한꺼번에 여러개를 피우기보다는 하나의 향을 음미하며 피우는 것이 좋으며 몸의 기운에 맞는 적당한 양을 환기하며 정기적으로 피우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향은 가까이서 피우는 초와 달리 2~3m 떨어져 피우는 것이 좋으며 가슴 높이에서 향을 놓으라고 말한다.
정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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