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트남 신부 사망사건, 현지서도 큰 이슈"

베트남 여성지 퓨억 행 기자

▲ 베트남 여성 전문지
▲ 베트남 여성 전문지 '바우 푸 느' 퓨억 행 기자.

"철저한 조사를 통해 베트남 신부 란씨의 사망원인이 밝혀지길 기대합니다. 또 가난한 나라의 여성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 하는 국제결혼의 문제점이 해결되고, 이들 결혼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란씨의 친정 어머니와 함께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7일 한국에 온 퓨억 행(49·여) 기자. 그녀는 호찌민에서 주2회 발행되는 여성 전문지 '바우 푸 느' 기자로, 이번 사건을 통해 국제결혼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행 기자는 "설 연휴가 끝나고 베트남에 알려진 란씨의 자살 소식과 유골이 택배로 친정 어머니에게 전달된 사실은 베트남 현지 언론을 통해 사회적인 큰 이슈가 됐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 온 이후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김헌주 소장을 비롯해 통역을 맡은 베트남 출신 한국인 김현정씨, 대구이주민선교센터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해주고 도움을 준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행 기자는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많이 하는 베트남 호찌민시 남쪽에 위치한 당 기관인 여성동맹위원회 산하의 결혼지원센터 60여곳 외에는 결혼중개업소가 거의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불법 업소들이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매매혼에 가까운 국제결혼을 알선해 많은 한국 노총각과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행 기자는 그래서 "양국 모두 이 같은 불법 결혼중개업소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찌민 한국영사관을 통해 국제결혼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으로 오는 부부는 한달 평균 420쌍. 이 중 베트남 여성동맹위원회를 통해 합법적으로 국제결혼을 한 부부는 한달 평균 10∼12쌍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법 결혼중개업소에 대한 단속은 역부족이라고 했다.

"베트남 여성들도 한국에 시집와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국 언어와 풍습 문화 등을 배우고 익혀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행 기자는 "한국에서 베트남 여성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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