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역 병·의원 '기업경영 바람' 거세다

대구지역 병·의원에 '경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낮은 의료수가, 치열한 경쟁 등으로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학병원부터 의원에 이르기까지 홍보, 마케팅, 교육 등에 관심을 기울이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친절 교육, 코디네이터 채용, 협력 의료기관 및 거래업체 관리 등 기존 기업들의 검증된 경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적극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

병·의원 개원에 앞서 친절 교육 등 직원 연수를 시키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이미 보편화됐다. 의사와 직원을 채용한 뒤 고객만족 및 친절 경영을 위해 서울 등으로 원정 교육을 보내기도 한다.

효율적인 고객관리와 마케팅을 위해 '병원 코디네이터'를 고용하는 곳도 적잖다. 코디네이터 수요가 늘면서 이들을 양성하는 전문학원도 대구에 4곳이나 되고 영남대 평생교육원, 계명대 간호대 등에서도 코디네이터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서비스교육센터 우기윤 원장은 "병원 코디네이터는 일반 기업에서 하는 경영 컨설팅, 마케팅, 기획, 홍보, 고객 응대, 상담 등 병·의원 기업화 업무 전반을 담당한다"며 "4년 동안 약 3천명이 수료했는데 이 중 80% 정도가 취업할 만큼 병·의원에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병원경영을 공부하는 대학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계명대가 의료경영대학원을 개설한 데 이어 대구대도 올 2학기부터 보건행정학과에 병원 경영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대학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영남대병원의 경우 협력 의료기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멤버십카드를 발급해 의원에서 병원으로 보내 준 환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무료 주차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 병원에서 주관하는 분야별·질환별 세미나, 심포지엄 등의 행사에 초청하고 분기별로 협력 의료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친절 교육, 코디네이터 교육 등을 하고 있다.

영남대병원 최선호 대외협력팀장은 "1차 진료기관으로부터 환자를 많이 유치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 수밖에 없다"며 "1차 진료기관은 여건상 교육이 힘들기 때문에 저녁시간이나 일요일 등을 이용, 친절 및 코디네이터 교육 등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대구 서구 A병원은 국내 유명 중견기업 벤치마킹을 통해 비전, 미션, 장기발전계획 등의 개념을 도입하는 등 경영 방식을 확 바꿨다. 유한목 병원장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기업이라 병원 경영에 기업의 경영방식을 도입해 보기로 했다"며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좋은 인재를 선발하고 안정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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