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락자 참석 한나라 최고위회의 고성 오가

'영남권 현역 대거 탈락'이란 격랑이 휩쓸고 지나간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 6층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전날의 영남권 개혁공천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탓에 당사분위기는 어수선했고 탈락의원들의 항의에 대비한 경찰병력의 경계는 삼엄했다.

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공천을 반납할 지도 모른다' '공천 후유증 수습의 가닥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은 분당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는 등의 온갖 분석이 나도는 등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오전 당사를 경비하는 경찰병력이 증원됐다. 경찰은 출입하는 기자들도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했다. 전날의 영남권 공천심사결과를 추인하는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때문이었다. 공천심사위원회의 공천심사결과도 반드시 최고위원회의의 인가를 받아야 확정되기 때문이다.

6층 당 대표실도 오전 8시부터 수 십명의 전경들이 지켰다. 9시부터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공천탈락자들의 항의 등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강재섭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속속 입장했지만 취재진을 포함 외부인사들은 일절 들여보내지 않았다.

회의장 바깥으로 간간이 고성이 흘러나왔다. 두시간여 동안 회의는 이어졌지만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김무성, 정형근 최고위원 등 전날 공천탈락한 인사들도 참석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번 공천은 밀실사천이자 '박근혜 죽이기' 공천"이라며 "최고위에서 공천 결과에 대해 따지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천탈락자들의 입장을 최고위원회에서 변호한 뒤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역시 공천에서 탈락한 정 최고위원도 공천 결과에 반발했다.

이처럼 혼란을 예상한 당 지도부는 당초 최고위원회의 개최 일정을 언론에 알리지 않고 숨겼다. 한나라당 중앙당사 외곽 경비 경찰도 크게 늘었다. 공천탈락에 항의하는 영남권 의원들이 당직자들을 동원, 항의에 나설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이날 경찰은 당사 주변을 경찰버스로 둘러싸는 것은 물론 기동대원을 두겹 세겹으로 에워싸는 등 '인간 방어막'까지 만들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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