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질 않습니다. 부동산에 돈을 묻어둔 사람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배장호(가명·41·대구 달서구)씨도 그 중 한사람입니다. 30대 후반의 아내와 초교생 자녀 2명을 둔 그는 3년 전에 투자목적으로 재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에 있는 주택 한채를 샀습니다. 하지만 그는 부동산 경기가 최고점일 때 투자에 나섰고, 결국 그의 투자 이후 재개발 열기는 차갑게 식었습니다.
배씨는 대출금 때문에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대출이자를 내느라 가계생활에 적자가 생기는 달도 있고, 저축을 전혀 못하는 상태라고 합니다. 'SOS' 신호를 보내온 배씨를 위해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가 '출동'했습니다.
A.
◆주택을 팔아 대출금을 정리하라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주택을 팔아 대출금을 갚는 것이 급선무다. 3년 전에 재개발 예상지역에 주택을 구입한 배씨는 총 투자금액 중 66%를 대출금을 통해 마련했다. 다소 무리한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배씨의 예상대로 재개발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어느 정도의 투자수익을 챙기고 빠져나왔겠지만, 지금은 대구지역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 증가로 주택경기가 침체되어 언제 재개발이 시행될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매월 75만원 정도의 대출금 이자를 갚느라 저축은 고사하고, 월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마이너스가 생기는 달도 있다. 결국 빚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3년 동안 주택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은 반면 대출금 이자만 꼬박꼬박 물은 것을 감안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만약 미련 때문에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버틴다면 대출만 더 늘어나고, 심지어 재개발이 시행되지 않으면 더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배씨가 지금의 대출금 이자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주택을 팔아 빚부터 정리해야 한다.
주택 처분대금으로 빚을 정리하고 남는 6천만원과 매월 대출금 이자로 나가던 75만원을 저축하면 어렵지 않게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다.
◆종신보험은 남기고 나머지는 구조조정
배씨는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어린이보험 등을 합해 9개 정도의 보험을 들고 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종신보험은 실효를 시키지 않고 유지를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대개 월 생활비가 쪼들리면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종신보험은 만약의 경우 가족의 생계에 큰 보탬이 되는 안전장치이므로 어렵더라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변액연금보험도 배씨 부부의 노후보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다.
다만, 중복 가입된 건강보험은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좋다. 건강보험은 종신보험의 특약으로 보장되지 않는 부분만 보완적으로 가입하고, 나머지는 저축을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리고 예비자금도 어느 정도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필요할지도 모를 예비자금은 CMA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경우 꺼내 쓰고 다시 여유가 있으면 채워 넣으면 된다.
◆5년 후 종자돈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대출금을 정리했다면 이제 5년 후 종자돈 마련에 최우선 목표를 둬야 한다. 어느 정도 종자돈이 만들어진 뒤에는 자산형성을 하기가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대출금을 정리하고 남은 목돈 6천만원을 연 10%로 5년 동안 굴린다면 5년 후에는 약 9천800만원을, 대출금 이자 대신 매월 60만원씩 연 10%로 5년 동안 굴린다면 약 4천6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모두 더하면 5년 후에는 약 1억5천만원의 종자돈을 만들 수 있다. 이 중 5천만원은 자녀 대학교육비로 따로 떼어 장기간 굴려라. 배씨가 연 10%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고자 한다면 정기예금으로는 불가능하고, 펀드투자를 통해서 굴려야 한다. 펀드투자는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짜서 장기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다만, 원자재펀드는 단기적인 변동성이 크므로 투자원칙을 잘 파악하고, 본인의 자산 중 20% 이하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투자, 문제는 시간
배씨처럼 펀드 초보자들은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불안할 때에는 선뜻 투자하기를 꺼릴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론 변동성이 매우 크고,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5년 이상 장기투자를 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2, 3년 전부터 시작된 저금리 기조나 베이비 붐 세대로 불리는 중장년층의 인구구조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판단해 보건대, 우리나라도 1980년대부터 2000년까지의 미국처럼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 사이클 국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다만, 문제는 시간이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타이밍이나 단기적인 변동성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문제다. 펀드투자는 단기적인 변동성이나 유행에 연연하지 않고 인내와 뚝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반드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성공적인 투자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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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경 센터장 계명대 교수/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최창집 전문위원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주) 대표/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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