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무소속 벨트' 형성

공천 탈락 친박 의원 출마 선언 잇따라

대구경북에서 무소속 돌풍이 시작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근혜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벼르고 있는데다 일부 친이명박계 공천 탈락자들도 이에 가담, 한나라당 공천후폭풍이 무소속 돌풍으로 급변할 조짐이다.

14일 박근혜 전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가진 공천 탈락 친박 의원들은 잇따라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혔다. 이해봉(달서을) 의원은 "이번 공천은 대국민 기만공천으로 반드시 출마해 응징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박종근(달서갑) 의원 역시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출마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영남권 대학살 공천을 감행한 한나라당의 오만을 심판하자는 의견이 주변에서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정서가 강해 결코 불리한 싸움만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최종 결심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환(구미을) 의원은 "구미갑에서 탈락한 인사를 구미을로 전략 공천하는 것은 이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지역의 기초·광역 의원들이 동반 탈당을 함께할 경우 출마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주말 지역구에서 여론 수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인기(고령·성주·칠곡) 의원 역시 무소속 출마를 사실상 확정짓고 공식 발표 시기만을 조율하고 있다. 반면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의원은 한나라당의 공천탈락 결정을 존중, 불출마 의사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달성과 인접해 있어 박 전 대표의 간접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날 만찬에서 박 전 대표의 위로를 얻고 상당한 힘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들 의원들은 주말 지역구에서 여론 수렴 작업을 거쳐, 다음주 중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친이 성향의 임인배(김천) 의원도 출마 의사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고, 영천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김경원 예비후보도 무소속 출마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양·영덕·울진·봉화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남효채·전병식 예비후보도 무소속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안택수(대구 북을) 김석준(대구 달서병) 권오을(안동) 이상배(상주) 의원 등은 출마에 부정적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