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밖 교실' 부모가 선생님

자녀학습지도 요령

▲ 공부의 답은 교과서에 있다. 박미라씨는 아이들과 함께 대구 동부도서관에서 교과와 관련된 책읽기를 통해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공부의 답은 교과서에 있다. 박미라씨는 아이들과 함께 대구 동부도서관에서 교과와 관련된 책읽기를 통해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부모는 '제2의 선생님'이다. 특히 초등학교 때는 공부 습관을 키워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의 학습 지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선 부모의 관심과 조언이 필요하다는 것. 교사들은 초교나 중학교 때는 아직 입시와는 거리가 있는 시기라 부모들이 사교육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자녀들에게 교과서 중심으로 챙기면서 책읽기 습관과 체험학습 등을 병행하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교과서는 답을 알고 있다.

학원은 언제부터, 어떤 과목, 어느 학원을 보내야 할지. 어떤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체험학습을 위해 주말에는 어디를 가봐야 할지 고민이 많다. 답은 교과서에 있다. 자녀가 공부 잘하기를 원한다면 이번 학기에 배울 교과서부터 펴봐야겠다. 교과서를 보면 아이들이 뭘 배울지를 알 수 있다. 목차를 보고 단원별 제목만 훑어봐도 아이들이 공부할 내용이 파악된다. 교과서는 교과와 관련된 책읽기를 하는데 좋은 참고서다. 예를 들면 중학교 2학년 1학기 사회 교과에는 세계사 부문이 나온다. 그렇다면 세계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골라서 자녀에게 읽히기를 권한다. 교과 관련 여러 종류의 책을 읽으면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을 쌓고 나아가 논술에 필요한 심화학습을 하게 되는 셈이다.

◆초등학생 엄마들의 학습 지도법

새학기엔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초기엔 교과서와 학습준비물, 과제 등을 부모가 옆에서 챙겨주거나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경북대사대부설초교 신재정 교사는 "학기 초 아이가 깜빡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럴 경우 수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이나 국어 등 평소 자녀가 취약한 과목을 골라 부모가 같이 계획표를 짜고 하루 1시간 정도 공부하게끔 이끌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신 교사는 "엄마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난이도가 낮은 것부터 풀고 점차 높은 것으로 챙겨야 한다"고 했다.

독서지도도 필수적이다. 하루 10분 정도라도 자녀가 책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부모가 TV 보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같이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는 등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는 것. 달성초교 반해정 교사는 "수준에 따라서 그림이 많고 글자수가 적은 책을 선택하거나 아이가 어려워 하는 분야는 만화책을 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방과 후 가정에 돌아온 자녀에게 그날 배웠던 내용을 물어보는 것도 방법. 이른바 '대화를 활용한 공부법'이다. 신 교사는 "막연히 무엇을 배웠는지 물어보기보다 구체적으로 무슨 단원을 배웠는지, 어떤 부분이 좀 어려웠는지를 대화식으로 풀면 자연스레 복습이 된다"고 했다. 특히 자녀가 답변을 꾸물거리는 부분은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일 수 있으므로 그 부분을 같이 공부해보는 것도 현명하다.

일기쓰기 지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날 있었던 일을 그냥 나열식으로 표현하기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떠올리면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좋다. 반 교사는 "아이가 표현을 잘 한 부분은 표시를 해주면서 강조하거나 유사어 등을 이야기해 주면 아이의 문장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체험학습을 떠나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마다 공공기관 행사 등이 안내가 되기 때문에 이를 생각해 뒀다가 토요휴무일에 가보거나 나들이 삼아 가까운 유적지 등을 찾아가는 것도 괜찮다. 교과서에 나오는 곳이면 더욱 좋다.

◆중학생 엄마들의 학습 지도법

자녀가 중학생이면 상황이 좀 다르다. 아무래도 초교 때는 부모가 쉽사리 가르치거나 꼼꼼히 챙길 수 있지만 중학교 과목은 전문화되고 난이도가 높다. 학산중 서연아 교사는 "중1 때 수학이나 과학 등에서 갑자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2학기 말쯤 쉽게 포기하는 아이들이 더러 생긴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는 부모가 직접 지도하기보다 교육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e-스터디'라는 인터넷사이트에는 교과서의 모든 단원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부족한 부분을 집중 공략하기 좋다. 부모는 자녀가 잘 활용하게끔 옆에서 조력자나 관찰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 교사는 "'글쓰기워크시트'같이 요즘 학교에서 나오는 교재들은 과거와 달리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를 부모가 잘 살피면서 참고로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NEIS'에 내자녀 바로 알기 학부모 서비스 활용도 방법. 적잖은 학부모가 자녀의 성적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통해 성적이나 자녀의 학교 생활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책읽기를 지도할 때는 무조건 많이 읽기보다는 목표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 교사는 "그냥 많이 읽도록 하면 막상 책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 못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교과에 꼭 필요한 책은 집중해서 여러 번 읽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책은 즐기듯이 읽는 요령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 박미라씨의 초·중학생 자녀 지도

"도서관을 집같이 애용해요."

수빈(중1), 슬비(초교5) 두딸을 둔 박미라(40·여·대구 북구 복현동)씨. 한창 자녀 학습 지도에 신경쓸 때이지만 박씨는 의외로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큰딸 수빈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부터 도서관 찾는 것을 생활화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서 책 읽는 습관을 만든 덕분에 지금은 매일 스스로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는 것. 박씨는 "요즘엔 제가 무슨 책을 대신 빌려오는 심부름 정도만 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일주일에 2, 3번 정도는 아이들 손을 잡고 집에서 가까운 동부도서관을 찾는다. 특히 자녀들의 방학기간에는 도시락을 싸들고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지낸다. 박씨는 "초창기엔 어떤 책을 읽게 할 지 몰라 교과서에 언급된 책이나 권장도서 위주로 지도했다"고 말했다. 과학이나 역사 등 자녀가 싫어하는 분야는 만화책 위주로 읽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책에 스티커를 붙이게 해 아이가 안 읽는 책에 손이 가도록 책꽂이를 정리한다. 이런 수고 덕분에 지금은 아이들이 거의 모든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는다는 것.

그는 "책을 많이 보니까 학교 성적이 좋은 것은 물론, 누구와도 말싸움에서 지지 않고 집중력이 뛰어난 것 같다"고 했다. 매월 한차례 아이들과 역사탐방을 통한 체험학습도 한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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