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 장 담그기, 이젠 알것 같아요"

상주농업기술센터 주부 대상 체험행사

예로부터 음식 맛은 장맛에서 나온다 했다. 또 장맛은 주부의 정성과 손끝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주부들에게는 김장김치 못지않게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것이 장 담그기다. 햇살 좋은 날을 골라 며칠을 숙성시킨 맑은 물로 아랫목에서 띄운 메주를 담근다. 삼월 삼짇날에 담근 장은 40여일 만에 장맛을 볼 수 있지만 지금이 장 담그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다.

최근 상주지역 도심 주부들이 은척면 남곡리 향토음식체험장으로 전통 장 담그기 현장 체험 나들이에 나섰다. 상주농업기술센터가 마련한 체험에서 주부들은 전통음식솜씨 보유자인 권옥자(은자골 전통장 운영)씨로부터 맛난 전통 장 담그는 법을 배웠다.

우선 지하에서 끌어올려 찌꺼기를 거른 맑은 물에다 천일염으로 18% 정도의 염도를 맞춘 소금물을 180ℓ(10말)들이 장독에다 붓고 국산콩으로 만들어 잘 띄운 메주 40여장을 차곡차곡 쌓았다. 이 장독에는 고추와 참깨, 참숯과 대추 등을 넣어 장맛이 달고 간장이 검게 잘 생산되도록 했다.

주부 강정순(45·상주 낙양동)씨는 "지금껏 친정 어머니가 담근 장을 얻어먹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까다롭고 정성이 들어가는지 몰랐다"며 "오늘 체험하면서 담근 장은 7월쯤엔 우리 식탁에 올릴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했다.

특히 주부들은 장 담그기가 끝나고 장독에다 새끼줄에 숯을 끼운 일종의 금줄을 둘러치면서 잡맛이 스며들지 않도록 정성을 다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체험하기도 했다. 게다가 메주를 띄우는 황토 숙성실과 즐비하게 세워진 장독대를 보면서 전통음식의 소중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날 체험을 통해 담근 2개의 장독은 앞으로 70여일 정도 숙성, 5월 말쯤 간장과 된장을 나눠 또다시 숙성 기간을 가진 후 7월에 1인당 된장 4kg과 간장 1ℓ씩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김귀영(산학협력중심대 가족회사 지도) 교수는 "요즘 젊은 엄마들 대부분이 친정이나 시댁 어르신들이 담근 장을 얻어먹는데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전통 장 담그는 법을 익히는 게 필요하다"며 "자신들이 직접 체험한 장맛은 어디에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달고 맛날 것"이라고 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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