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위 되찾은 박찬호, 선발 가능성 '충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거듭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박찬호(LA 다저스)가 다저스 선발 투수진에 진입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팀에 둥지를 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제5선발 투수 자리를 두고 에스테반 로아이자와 경쟁 중이다. 다저스의 1~4선발은 브래드 페니-데릭 로-채드 빌링슬리-구로다 히로키로 예상되는데 어깨 부상에서 회복 중인 제이슨 슈미트도 5월쯤엔 선발진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박찬호의 입지는 넓지 않다.

같은 실력이라면 연봉이 높은 선수를 우선 기용하는 메이저리그의 관행을 감안하면 박찬호가 불리한 형국. 로아이자의 연봉은 700만달러, 슈미트의 연봉은 1천600만달러를 넘는다. 이에 비해 박찬호는 초청선수 자격으로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데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야 50만달러를 받는 수준.

다만 박찬호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다저스 선발 투수들의 투구 내용이 부진하다는 점과 비교되는 대목. 구속도 시속 145km 이상을 꾸준히 찍고 있으며 제구력도 안정적이다. 조 토레 다저스 감독도 박찬호의 호투를 눈여겨보고 있는 상태다.

5선발이 아니더라도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날 때를 대비해 다저스 로스터에 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하지만 박찬호가 호투를 거듭한다면 다른 팀에서 선발 투수로 뛸 가능성도 있다. 선발 투수진이 불안하거나 아직 구성이 끝나지 않은 팀들이 여럿이다. 그들에게 잘 던지고 있는 베테랑 박찬호는 매력적인 선발 카드.

다저스 외에 팀 전력이 괜찮으면서 박찬호를 원할 만한 팀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다. 이 팀들의 선발 경쟁자들도 박찬호가 겨뤄볼 만한 선수들이다. 특히 박찬호는 휴스턴과 샌디에이고와 구면. 휴스턴의 마이너리그에서 뛴 적이 있고 한 때 샌디에이고에서 선발 투수로 뛰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리그 정상급 원·투 펀치 크리스 카펜터와 마크 멀더를 보유한 팀. 하지만 둘은 부상으로 시즌 개막에 합류하기 어려워 애덤 웨인라이트-브랜든 루퍼-조엘 피네이로-맷 클레멘트-앤서니 레이예스로 선발진을 꾸려야할 형편이다. 웨인라이트 외에는 믿을 만한 투수가 루퍼 정도여서 최근 카일 로시(9승12패 평균자책점 4.62)를 데려왔다.

휴스턴은 5선발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 외에 2~4선발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 왼손 투수 완디 로드리게스, 부상에서 돌아온 브랜든 배키, 41살의 노장 우디 윌리엄스 모두 불안하다. 샌디에이고는 제이크 피비-크리스 영-그렉 매덕스로 이어지는 선발 진용이 탄탄하지만 4, 5선발 자리를 맡을 투수를 정하지 못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 머물기 힘들 것이며 빅리거가 되더라도 불펜에서 시즌을 치러야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트려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그가 어느 팀 유니폼을 입든 선발 투수로 당당히 메이저리그에 진입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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