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 '유괴' 비상…휴대전화 위치서비스 특수

위치추적기·개인경호까지

"따라해 봅시다. 길조심, 차조심, 낯선 사람 조심!"

17일 낮 12시 30분 대구 율하초등학교 2학년 3반 종례 시간. 허삼옥 교사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몇차례나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낯선 사람이 '부모님이 찾는다'며 따라가자고 해도 절대 따라가면 안돼요." 허 교사는 "안양 초등학생의 유괴·살해 소식으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폭발 직전"이라며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의 경우 혼자 길을 다니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10)·우예슬(8)양 사건으로 학부모들의 자녀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경호업체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대구 한 경호업체 관계자는 "아이들의 하루 경호비가 10만원 선으로 비싼 편이지만 월 5, 6건가량 꾸준히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아주 어리거나 왕따로 인한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이가 많다.

자녀 위치를 알려주는 모바일 서비스도 특수를 맞고 있다. SK텔레콤이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요금제 '자녀 안심서비스'가입자는 이달 들어 6천225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서비스는 매일 8회 1시간 간격으로 자녀 위치를 부모에게 알려주고, 자녀가 일정 지역을 이탈했을 경우 즉시 부모에게 통보해 준다.

3만2천여명이 가입한 KTF의 '모바일 출동 서비스'는 휴대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경비업체의 보안요원이 직접 출동하고, 12세 이하 어린이만 가입할 수 있는 '아이서치' 역시 올들어 2배 가까이 가입자가 급증, 이용자가 15만명에 이르고 있다.

위치추적기를 구매하려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한 GPS 업체 관계자는 "휴대폰은 반경 500m이내만 탐지하지만 GPS는 반경 20m까지 위치추적이 가능해 미아·유괴 방지용으로 구매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계 류경희 경감은 "어린이 실종은 예방이 최선"이라며 "부모들이 평소 아이들에게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요령을 숙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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