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야구계의 숙원이던 유소년 전용 야구장이 문을 연다. 하지만 야구 관련 편의 시설이 부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대구 강변축구장(북구 서변동) 한쪽에 '강변학생야구장'이 들어서 26일 개장식을 갖는다. 이날은 초교 야구팀들의 소년체전 2차 지역 예선전도 함께 열린다. 이 구장은 초교 야구팀이 우선 사용하게 되어 있는데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리틀 야구팀들에게도 일부 문호를 열 예정이다.
대구시야구협회(회장 김종만)에 따르면 이 야구장을 짓는 데 모두 2억4천만원이 들었다. 대구시에서 1억5천만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6천200만원을 지원했고 나머지는 협회에서 부담했다. 재정 형편이 넉넉치 않은 대구시나 협회 모두 재원 마련을 위해 진땀을 흘린 결과 약 7천930㎡(2천400여평)의 부지에 학생 야구장이 들어서게 됐다.
그동안 규격에 맞는 운동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연습은 학교에서 하더라도 정식 시합을 하려면 야구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던 초교 야구팀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리틀야구팀들도 야구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프로야구 발전의 기틀이 되는 유소년 야구 인프라가 취약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학생야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외야 펜스까지 각각 67m, 중앙 외야 펜스까지는 72m 규모다. 이 자리에 있던 나무들은 모두 옮겨 심은 뒤 바닥에 마사토를 깔았다. 야구장 주위는 철망으로 두르고 협회의 끈질긴 노력 끝에 당초 계획에 없던 전자식 전광판도 설치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야구장이라 하기엔 부족하다. 콘크리트 구조로 제대로 된 더그아웃과 본부석, 조명탑 등을 설치할 수 없어서다. 시에 따르면 이곳은 도시계획상 하수처리계획에 사용토록 정해진 부지여서 다른 시설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탓이다. 사실 학생야구장 역시 임시 시설물인 셈이다.
야구장을 지을 부지가 마땅치 않다던 시가 수년간 계속된 협회의 야구장 신축 요청에 내준 것이 이 자리. 당분간 하수처리시설을 세울 계획이 없어 학생야구장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었다. 대신 본부석은 컨테이너로 대신했고 경기 중 선수단이 머물 더그아웃은 천막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깔끔한 잔디, 조명탑, 관중석이 갖춰진 강변축구장이 바로 옆에 있어 더욱 초라한 모습.
협회 관계자는 "대구의 야구 역사가 70년이 넘었음에도 어린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전용 야구장 하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이제 큰 짐을 하나 던 느낌"이라며 "개장식을 앞두고 있지만 관중석도 제대로 없는 등 부족한 점이 많다. 강변학생야구장 개장을 계기로 누구나 쉽게 야구를 할 수 있게 야구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이 모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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