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군 옆 달서구로 朴風 부나

무소속 친박연대 대구판세 급변

"친박(親朴)벨트를 주목하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대구를 방문한다. 탄핵역풍이 몰아쳤던 지난 17대 총선때도 박 전 대표는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때는 당 대표 자격이어서 대구 방문은 자신의 지역구 활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반(反) 탄핵역풍 바람몰이 활동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군에 비교적 오래 머물며 선거운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지역구 선거에 올인할 경우 대구의 총선 판세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특히 달성군의 인접지역인 달서을, 달서갑 등 소위 '달서벨트'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3선의 박종근, 이해봉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다 역시 친박의원으로 경기도 안양갑 공천에서 탈락한 송영선 의원도 유재한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공천을 받은 달서병에 무소속 출마로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대선후보 경선 당시 경북의 친박 사령관을 맡은 이인기 의원이 달성군의 인접지역인 성주·고령·칠곡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렇게 해서 달성과 달서갑·을·병, 성주·고령·칠곡을 묶는 이른바 '범친박벨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지역에 출전한 현역 의원들은 친박정서를 바탕으로 바람몰이에 나설 태세다. 한나라당 텃밭 정서가 강한 대구에서 재선, 3선 의원의 '지역구 프리미엄'만으로 무소속 바람을 일으키기는 힘에 부치지만 친박정서가 선거판에 작용할 경우 해볼 만하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지역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만 신경을 쓸 뿐, 옛 동지이지만 이제는 당원이 아닌 후보를 위해 선거용 발언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친박 정서는 한나라당 정서"라며 "박 전 대표가 달성군에 상주할 경우 무소속이 아니라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당 내 다른 관계자는 "대구지역 한나라당 정서의 주류는 친박이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를 대구에서 7대 3으로 완패시켰다"며 "공천에 크게 반발한 박 전 대표를 지켜보는 지역 친박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후보에게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은 무소속으로 출마했거나 출마를 앞둔 범친박벨트 현역 의원들의 총선 경쟁력은 상당부분 박 전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선거 기간 동안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지지 발언이나 지원행보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범친박벨트 의원들의 운신폭은 훨씬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박 전 대표가 지역구 선거에만 매달릴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범친박전선에 친박정서가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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